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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힘들어진다.

결국은 내가 고집스러워진 것이 아닐까. (41번째 이일)

by 김로기

오랜만에 누군가와 반가운 만남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첫 만남은 그저 반갑고 설렘.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어딘가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서로 간의 사는 얘기에 덧붙여진 추임새나 말들이

조금씩 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있었다.

그저 서로의 생각을 말하고 있을 뿐이었음에도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지적당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다음을 기약하며

웃는 얼굴로 헤어지기는 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상하고 찝찝한 마음이었다.

예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언제 저렇게 변한 거지.

잠시 그렇게 생각하다가도

그들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내 생각과 다른 남의 말이 듣기 싫어지고

나의 주장이 강해지다 보니

다른 사람의 말이 고집스럽게 들리고

내게 틀렸다고 말하는 것 같아

끝까지 반박하는 태도를 보이곤 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결국 나는 기분이 상했고

내가 기분이 상하지 않으려면

상대의 의견에 맞춰 대화를 이어나가야만 했다.

혹시라도 의견에 큰 차이가 있을 때면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나는 왜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언제까지 이런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나와 다른 생각을 불편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그래서 건강한 태도로 모두와 대화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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