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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일본영화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41번째 삼일)

by 김로기

나는 마블시리즈나 해리포터 같은 영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이미 개봉한 지도 오래된 두 종류의 영화를 예로 드는 것을 보면

내가 그런 장르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가 보인다.

영화의 취향은 액션이나 판타지물 보다는

잔잔한 흐름의 인물 중심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데시벨이 어느 정도 사이에서 유지되는 영화들.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기보다

대게 그런 조용한 영화들은

인물 내면의 감정들이 주가 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스토리의 규모가 큰 영화들보다

독립영화 느낌의 작고 소박한 영화들이 좋다.

전반적으로 인물의 감정이 영화를 이끌고 가는 경우들이다.

보통 일본 영화들이 그런 부류의 영화가 많다.

그래서 나는 일본영화를 좋아한다.

일본영화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감성이

매번 OTT에서 방황하며 지쳐가는 내게

드디어 리모컨을 내려놓고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게 한다.

그리고 일본영화는 어딘가 소박한 느낌이 든다.

화려하고 웅장한 장소나 인물보다는

낡고 작은 집과

문을 열면 당장이라도 마주칠법한 평범한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어딘가 모르게 촌스러운 느낌이 들다가도

친숙하고 낯익은 모습에 금세 빠져든다.

최근에 본 '괴물'과 아주 예전에 보았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같은 영화들이

대게 그런 분위기를 이루고 있다.

누군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겠지만

그 외에도 '냉정과 열정사이' 같은 영화는 이탈리아의 화려함 사이에서도

일본영화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일본영화가 내가 좋아하는 싱그러운 초록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초록과 여름, 싱그러움 그리고 청량함.

일본영화가 가진 또 다른 매력 중에 하나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리틀포레스트'나 '기쿠지로의 여름'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있고

일본 영화라고 해서 모든 장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촌스럽지만 청량하고

잔잔하지만 마음속 큰 울림은

일본영화에서 가장 잘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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