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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로켓배송.

나는 얼마나 로켓배송의 덕을 보고 있는가. (48번째 삼일)

by 김로기

근근한 소비를 지양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는

로켓배송이다.

어떤 물건을 사든

집 앞까지 배송해 주는 시스템은 그야말로 나에게 신세계이자 혁신이었다.

수많은 구독에 가게지출이 과부하가 걸릴 때도

제일 마지막까지 남기고자 했던 것은 쿠팡이었다.

비가 오거나 추운 날에도 집밖으로는 한걸음도 나가지 않은 채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그것도 당일배송에

자고 나면 배송되어 있는 신선식품들은

때로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어느샌가부터 실제로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일은 거의 없고

대신 쿠팡앱에 들락 거리는 일이 잦아졌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어플에 머무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진다.

평일에는 그저 끼니를 채우는 정도의 식사를 하고 있지만

주말이 되면 뭔가 요리 같은 식사를 하고 싶어 진달까.

그래서 금요일 저녁이면 늘 버릇처럼 쿠팡앱을 켠다.

신선식품을 배달해 주는 로켓프레시 같은 경우는

15,000원 이상의 제품을 구매 시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꼼꼼한 가격비교를 통해 냉장고에 쟁여 둘 채소들을 구비하곤 한다.

어떨 때는 정말 저렴한 제품들 위주로 골라 담아서인지

프레시박스 가득 물건이 들어 있을 때도 있다.

이런 값싸고 편리한 기쁨에 눈을 떠서인지

어플을 켜는 횟수가 점점 늘어가는 것을 알아챈 요즘.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두는 것에 이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일을 자제하려 노력 중이다.

아무리 저렴하고 편리하다고 한들

냉장고에 쌓여가는 식재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좀 전에도 우리의 주말 식사를 위해

신나게 장을 보다가

결국 어플을 닫고 말았다.

냉동실이나 냉장고 구석에 조용히 자리한 것들이 많을 터였다.

혁신적이라고 추앙하던 것들이

충동적인 소비를 거들고 있었다.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장 보는 요일을 정해 둔다던지

일주일 장보기 금액을 정해 두고 소비를 하는 것이다.

또한 위의 두 가지를 잘 실천함과 동시에

나는 쿠팡 구독을 해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내가 사는 시대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쿠팡 이외에 많은 곳에서 당일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처음 편리함을 알게 되었고 누리게 된 그것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것을 잘 활용하여 내 지갑도 함께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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