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불행하지 않은 삶을 꿈꿔 왔는지도 모른다. (49번째 이일)
작은 행복을 원했던 날을 뒤로하고
그저 그런 하루를 보낸 나를 토닥여준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이제는 큰 행복은커녕
작은 행복조차 바라는 것이 욕심인 세상이 되었구나 싶었다.
하지만 행복을 쫓는 삶이
얼마나 버겁고 힘든 일인지 알게 된 후로
행복을 쫓는 것이 아닌
행복에 쫓기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무엇인가로부터 쫓기는 삶이란 쉴틈이 없다.
그것이 내가 바라던 행복이었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었다.
1등을 하고 최고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은
늘 불안할 것이다.
언제나 자신을 향해 빠르게 달려오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마찬가지로 행복에 쫓기는 사람들 또한
매 순간이 위태롭고 불안할 것이다.
그런 마음들이 쌓여
작은 행복조차 바라지 않는 그저 무탈한 하루를 보내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겐 매일 같은 하루를 보내 지루하기만 할 것 같은 일상도
감사한 하루가 된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조그만 행복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던 하루에서
그저 그렇게 마무리된 감사한 하루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 정말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음.. 사실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일상이 불행한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불행하지 않은 삶이 행복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어쩌면 행복을 바라며 살고 있었다기보다
불행하지 않은 삶을 꿈꾸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의 그저 그런 하루를 감사히 여겨보자.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불행하지 않은 하루가 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