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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로 거듭나는 전통시장 부흥기를 꿈꾸며.

여행코스에 전통시장 추가하기. (51번째 삼일)

by 김로기

내가 마트보다 시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 온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마트의 쾌적함과 친절함이 생각 나는 순간도 있지만

낯선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있자면

그 자체만으로도 여행 온 기분이 든다.

지역의 특성을 잘 담아내고 있는 시장은

언제나 흥미롭다.

지역이 달라도 대체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마트와는 다르게

각 지역의 전통시장들은 각자 그만의 분위기가 있다.

나는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가면 꼭 시장에 들르곤 하는데

굳이 무엇을 사려고 들르는 것은 아니지만

한 바퀴 돌고 나올 때쯤엔 이미 양손엔 검은 봉투들이 가득하다.

시장에 가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시선이 닿는 곳곳에 각종 간식거리들이 다양하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봉투 안에는

먹을 것들이 담겨 있을 확률이 높다.

양손 가득 봉투가 무겁게 들렸음에도

생각보다 지출금액이 크지 않았을 때는

뭔가 덤으로 얻은 기분인 양 뿌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뿌듯함을 느껴본 게 언제 인가 싶을 정도로

전통시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싸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떨 때는 오히려 마트가 가격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고 느껴질 때도 많다.

아무래도 대기업의 유통방식이

전통시장보다 유리해져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전통시장을 살려보겠다고

지역상품권이나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해

사람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관심으로 이어져

꾸준하게 시장을 찾게 되는 일은 많이 없는 것 같다.

결국 사람들은 백 원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고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도 시장이

무조건 저렴하다는 인식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죽어가는 전통시장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활기를 띈 곳들이 있다.

작년 여름휴가차 찾았던 강원도의 속초재래시장이나

종로의 광장시장 같은 곳들이다.

그곳들은 일 년 열두 달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들이다.

속초재래시장은 여름보다 겨울에 사람이 좀 덜 할지라도

충분히 인기가 많은 곳이고

광장시장은 더욱이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곳들의 특성은 주변관광지와 연결되어있다는 것인데

근처의 관광지에 왔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장에는 꼭 들린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여행 전에

근처에 있는 시장을 꼭 알아 두고 코스에 넣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가 생각하는 시장의 최고의 장점은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의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장점들이 부각되는 지역 마케팅이

죽어가는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시장이

관광지라는 이름으로 새로이 거듭나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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