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이 오사카 여행.

여행 브이로그로 간접 여행하기. (58번째 일일)

by 김로기

요즘 들어 부쩍 여행 브이로그를 즐긴다.

여기서 말하는 여행 브이로그란

내가 여행을 하며 찍는 브이로그가 아니라

남이 여행하며 올린 브이로그를 말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행하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좋았던 곳에 다시 가는 것도 좋아했고

낯선 곳에 가서 몰랐던 취향을 발견하는 것도 좋아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여러모로 여행이 힘들어졌다.

금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그리고 함께 할 파트너의 부재 때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직접적인 여행에서 한 발짝 멀어지다 보니

마음속에서는 여행에 대한 갈망이 커져가고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는 데에 대한 불만만이 자라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여행 브이로그를 발견한 것이다.

여행 유튜버들은 예전부터 많았고

여행에 관한 영상은 훨씬 더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우연히 발견한 브이로그는

내가 여행하면서 바라보는 시점에 맞춰서 영상이 흘러간다.

그간 다른 사람들의 브이로그에는 별 관심이 없던 터라

처음엔 낯설다가도

예전에 내가 갔던 곳이 나오니 반갑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계속 빠져들어 봤던 것 같다.

왜 여행 브이로그를 보는지 조금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당장 떠날 수 없는 현실에 조금 위안이 되었다고나 할까.

그 뒤로 역시나 똘똘한 알고리즘은 나의 취향을 반영해서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영상을 찾아냈다.

간접적인 여행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괜찮은 방법이었다.

아차 하면 앉은자리에서

몇 시간을 보게 될지도 모르니.

그 부분만 조금 조심하면

꽤 괜찮은 취미 생활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수요가 늘어가는 요즘

현실에 갇혀 자책하거나 불만 가득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어딘가에는 분명히 존재할 나를 위한 공급을

찾아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 일 것이다.

생각보다 많고 꽤 좋은 퀄리티라 놀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로 오늘 저녁은 오사카로 떠나 보는 것이 어떨까.

잠자리에 누워서도 충분히 가능하니

모든 부담은 내려놓은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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