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지 않는 계절.

봄은 그런 계절이다. (58번째 이일)

by 김로기

무슨 일이든지 쉽게 잘 질리는 성격 탓에

한 가지를 꾸준히 해본 경험이 적다.

딱히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여름의 더위가 질리고

겨울의 추위가 질린다.

그런 극단의 더위와 추위 사이에서 지내야 하는 두계절은

날이 갈수록 어서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짙어진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덥고 추운 날들은 하루하루 길어지고

매년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며 계절을 보내곤 한다.

덕분에 줄어든 것이 봄과 가을이다.

이제서야 봄이 왔는가 싶으면 여름이 오고

조금씩 쌀쌀해진 날씨에 가을을 떠올리면 겨울이 되어있다.

그중 봄이야 말로 그 짧음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한겨울 잔뜩 움추려있던 겨울에서 벗어나

이제 좀 봄의 기운을 느끼려 할때면

이미 봄은 지나고 없다.

봄에는 볼것도 갈곳도 느낄것도 많다.

그에 비해 시간이 없다.

그래서 더 분주하다.

연일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다가

이제 봄기운이 완연한 날씨를 볼수있다는 기상캐스터의 말을 듣고

벌써부터 마음이 조급하다.

하루라도 빨리 봄을 느껴야 한다.

할수만 있다면 계절을 조금 앞당기고 뒤로 밀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질리게 이어지는 여름과 겨울의 계절 대신

봄을 더 오랫동안 곁에 두고 보고 싶은 마음이다.

일년 열두달 봄이 계속된다고 하여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봄은 그런 계절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돈 없이 오사카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