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갈등은 결혼하면서 진짜로 시작된다.

가족의 범위가 달라졌다. (60번째 삼일)

by 김로기

대학 때 어떤 강의에서 한 교수님의 말이 기억이 난다.

형제는 결혼하면서 진정한 갈등이 시작된다고.

배우자가 생기면서 그들의 가족의 범위가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 말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그때도 지금도

완전히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하기 전

대단한 우애를 가진 형제가 아니었다면

그저 그런

서로의 난 자리 든 자리가 티가 나지 않는 관계였을 것이다.

그런 두 사람, 나아가 셋 이상의 형제들 사이에도

어쩔 수없이 피를 나눈 가족으로 묶여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애정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결혼 후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면

그때부터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기가 센 아내들이 각각의 형제를 휘어잡아

갈등을 유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진짜 책임져야 할 가족의 범위가 달라졌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면서부터다.

성인이 되었음에도 부모의 그늘 아래서

여전히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던 때에는

자신이 속한 집단인 피 섞인 가족의 목표와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부터는

그 가족의 범위가 피 섞인 가족이 아닌

자신과 그의 아내, 그리고 그들의 자식까지가 첫 번째 가족의 범위가 된다.

그리고 새롭게 짜여진 가족은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각각 다른 사람으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가족이 생겼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로 이루어진 가족이라는 것은

각자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 또한 다를 것이라는 말이 된다.

서로가 서로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다른 형제의 가족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상황이 생기고 만다.

예를 들자면 부모의 생신을 축하하고자 하는 자리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가족행사 자체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의견 차이가 반복될수록

결국은 갈등이 쌓일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가족이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형제들이 살아오면서 겪었던 갈등과는

다른 느낌의 갈등이 때론 그들을 난처하게 한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결말이지만

대부분의 새로운 가족을 꾸린 형제들에게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어떤 형제의 새로운 가족이 된 입장으로써

가끔은 그런 모습들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조금은 짐을 덜어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가족의 일원으로서

너무 나의 의견만을 주장하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나아갈 수 있을만한 적당한 의견이

그들을 갈등에서 구출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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