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어려운 일일수가. (61번째 일일)
귀찮아진다.
곱게 늙어간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몰랐다.
샤워 후 건조해진 몸에 바디로션을 바르는 일도
외출 전 옷에 뭍은 먼지를 털어내는 일도
반찬을 조금씩 덜어 먹는 일도
꽤나 귀찮은 일이었다.
귀찮은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
다만 한번 더 손이 가고
조금 서둘러 움직여야 하는 일일 뿐이다.
하지 않아도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막상 하고 나면
내가 조금 귀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가 보내는 하루에서
하나의 손길이 덧대여져 이루어지는 일들은
결국 나를 곱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나를 곱게 만들기 위해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하지만 이 귀찮은 움직임들은
내가 얼마나 게으른 삶에 익숙해져 있는지 알게 한다.
과연 나는 이 게으른 삶을 버리고 나아갈 수 있을까.
머리로는 못할 것도 없다는 말을 되뇌면서도
실제로는 계속해서 머물러만 있는 나를 볼 때마다
사람 고쳐쓰기 어렵다는 말이 뼈저리게 와닿는다.
곱게 나이가 들었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저렇게 늙어가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하루를 위해
남들보다 부지런히 살았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들이라고 그 부지런한 삶이
편하지만은 않았으리란 것이다.
결국 지난날의 그 선택들이
지금의 그들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선택해야 한다.
그들과 나란히 할 그날과
지금의 게으름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