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로 키우지는 말아야지.

감당하지도 못할 거짓말. (68번째 삼일)

by 김로기

요즘 육아 가치관 중에 하나는

"효자로는 키우지 말아야지." 하는 말이 있다.

부모의 입장에선

효자로 키우지 말아야지 싶은 것이

얼마나 스스로를 부여잡아야 할 수 있는 말인가 싶지만

요즘 사람들에게 효자라는 인식이 얼마나 부정적인지 알면

그럼에도 그 말이 나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상하게

여자가 결혼해서

아빠와 남편 중에 누구를 선택하겠냐는 질문보다도

남자가 결혼했을 때

엄마와 아내 중 누구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 말인즉슨

남자에게 있어

엄마와 아내 중 누군가의 편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꽤나 많다는 말이 된다.

시어머니는 아들을 두고 며느리와 평생의 라이벌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 놓이는 며느리들.

곧 미래의 시어머니가 될 사람들은 진작에 그런 갈등을 차단하려고 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효자로는 키우지 않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본인들이 뱉은 그 말은

정말 효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내가 아끼고 보듬어 평생을 키운 내 자식이

나를 버리고 자신의 아내의 편을 드는 꼴이

정말 그렇게도 바라던 일이 되는 것일까.

내게 대답을 묻는다면

나는 절대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 직면하면

누구라도 반갑게 그 상황을 받아 들 일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감당하지도 못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아마도 현재 자신이 직면한 상황을

자신의 아이를 통해 표출하고 있음이 아닐까 싶다.

자신보다 시어머니를 우선시 여기는 듯한 남편의 거슬리는 행동을

아이를 통해 불편하다 내뱉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남편이 될 자신의 아이에게

아빠와 닮게 하지 않겠다는 아내의 말은

곧 남편을 향한 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내가 쏘아 올린 화살은

결국 언젠가 자신을 향하게 되어있다.

아이에게 효자가 되지 말라는 말을 하기보다는

부부가 서로를 얼마나 아끼는지

그 마음을 아이에게 전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일 듯싶다.

서로가 잠시 서운한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표출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서로 간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먼저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자란다.

그 아이가 커서 효자가 되든 그렇지 않든

결국은 두 사람의 지금의 모습이

미래의 아이의 모습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니 부모라면

내 아이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지기를 바라는지

다시 한번 새겨 보기를 바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간절하지 않은 척 올리는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