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지혜가 필요한 순간.

다들 그렇게 산다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112번째 일일)

by 김로기

우울해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말.

다들 사는 것이 녹록지 않겠지.

그럼에도 살아가는 거겠지 하는 날이 늘어간다.

사는 거 뭐 별거냐는 어른들의 말이

아직은 내게 어떤 위로도 되어줄 수 없지만

지금의 나와 같은 시기를 수없이 지나 보낸 뒤에야

다들 할 수 있는 말들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일이

그토록 중요한 일인지 알지 못했다.

그렇게 살지 못하게 되니

그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듯싶다.

나는 지금 매일을 침묵 속의 나에게 빠져들고 있다.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없는

그냥 혼자만의 나에게 갇혀서 살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가 잠시 사라졌다는 것이

이렇게 삶을 비참하게 만들 줄은 몰랐다.

겉으로 보면 아무도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아챌 리 없겠지만

그래서 더 비참하고 위험해져 간다.

계속해서 내 속으로만 더 파고들고 싶고

그 안에서 무엇이라도 찾아내어 이 고통을 끝내고 싶지만

깊이 더 깊이 파고들수록

나를 둘러싼 벽이 더 두터워지는 것만 같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럴 때 어떻게 삶을 버텨내는 걸까.

그저 시간이 지나기를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결국 내 안에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결론을 맺는 것인지.

나에게는 지금 그 지혜가 필요하다.

침묵 속의 나를 깨우고

다시 고개를 내밀 수 있는 그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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