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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떨쳐내는 방법.

스스로 선택한 고립이라는 주문. (88번째 삼일)

by 김로기

가만히 혼자의 삶을 살다 보면

아무도 내게 고립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빗장을 치고 나를 가두고 싶어지기도 한다.

어떤 날에는 카톡을 열고

대화방을 찾아 들어가기까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지만

어떤 날은 휴대폰 속 저장된 연락처들을

한참 동안 고르고 고르다가

다시 내려놓기도 한다.

그런 날.

누구에게나 있고, 그래서 나에게도 있는

대수롭지 않은 그런 날 중에 하나뿐인 날.

그날따라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 것만 같은 외로움이 덮치다가도

그것이 내가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딘가 다시 단단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혼자의 삶을 원한다고 스스로 되뇌어 보곤 한다.

살면서 한 번씩 외롭다고 느껴질 때마다

그 감정에 너무 매몰되지 않도록

찾아낸 방법이다.

어쩌면 스스로를 향한 주문에 불과하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

때로는 잠시 바람처럼 스쳐가는 생각 때문에

때로는 어찌할 수 없는 망할 호르몬 때문에

때로는 sns에 보이는 행복한 누군가 때문에

갑자기 기분이 처지고 외로운 느낌이 들 때마다

그 감정에 휩쓸려 하루를 이틀을 보내기엔

나의 날들이 너무나도 아까웠다.

그럴 때마다 그 감정들을 묻어두고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하나쯤은 알아 두는 것이 좋을 듯싶다.

그래서 그런 감정들로부터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야 한다.

순식간에 나를 물들였던 부정적인 감정은

사소한 나의 의지만으로도 쉽게 떨쳐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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