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고백

반드시 지켜줄게.

by 김로기

아가.

오늘이 너와 만난 지 34주가 되는 날 이래

많은 것들에 의미 부여하길 좋아하는 나는

매주마다

너를 품어 불러오는 배 사진을 찍었어

처음엔 나인지 너인지 조차 헷갈릴 만큼

조그만 언덕 같던 배가

지금은 경주에 있는 왕릉처럼 높이 솟아올랐어

이젠 슬슬 우리를 만나러 올 준비를 하느냐

조금씩 아래로 쳐지고 있는 것도 같고 말이야

부쩍 활발해진 너를 느낄 때마다

이제는 내 뱃속도 슬슬 답답해질 때가 되었나 보구나

하면서 조금만 참아보자 하고

너와 나 스스로를 달래곤 해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큰 걱정도

별다른 병치례도 없이

무사히 잘 견뎌줘서 고마워

덕분에 마냥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

그간 보내온 시간들이 너무 좋아서였는지

언제 이렇게 훌쩍 지나버린 건지 모르겠다.

시간이라는 게 참 빠르다는 것을

나는 이제 깨닫게 되었는데

너는 그 이치를 언제쯤 알게 될지.

아마도 그걸 깨닫게 되었을쯤엔

넌 조금씩 나에게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겠지.

너무 이른 걱정이지만

벌써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봐.

하지만 아가.

긴 시간이 지나고 네가 우리 품을 떠난다고 해도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들을 선물하고

여전히 가장 귀한 존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거야

아무리 시간이 많은 것을 변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고 한들

그것들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걸

의심하지 마렴.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을 가져다준 너와

그 믿음에 보답하듯

네 아빠와 내가 반드시 지켜줄게.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6화여섯 번째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