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고백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야.

by 김로기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리기도 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해.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된다는 두근거림이야

너도 마찬가지겠지만

두려운 마음은 네가 느낄 두려움과는

사뭇 다른 이유 때문인 것 같아.

겪어보지 못한 고통이나 상황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만에 하나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지 싶은 두려움.

나는 지금 그 두려움이 가장 큰 것 같아.

아마도 나의 걱정 따위가 무색할 정도로

너는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겠지만 말이야.

너희 아빠와 나는

원래 걱정이 많은 사람이란다.

조그만 일에도 큰 파도를 만난 것 마냥 조심스럽고

닥치지 않은 일에도

미리부터 걱정하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

안타깝지만 그게 네 아빠와 엄마의 모습이란다.

그런데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너무너무 작고 연약한 네가 생긴 이후로

우리는 매사가 걱정이고

조마조마한 날들이 많았어.

물론 그런 걱정들은 대부분

그저 걱정에 머물 뿐이었지만 말이야.

하지만 네가 세상에 나오고

어찌 보면 가장 안전하다고도 할 수 있는

내 뱃속을 벗어나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이곳으로 오게 된다면

그때 겪어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미리 그런 걱정들을 하고 있는 내가

어찌 보면 미련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소중한 것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살아가면서 분명 많은 일이 있을 거야.

그것들이 모두 좋은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너는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야.

결국은 우리도 그래왔고

그런 우리가 늘 옆에 있을 테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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