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을 나가자.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없을 때 비로소 서러움을 느낀다. (64번째 일일)

by 김로기

살다 보면 서러운 일들이 참 많다.

그 순간은

내가 힘에 부치거나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을 때가 아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없을 때

비로소 진정한 서러움을 느끼게 된다.

온종일 아이와 함께 하루를 보낸 아내는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귀가한 남편에게 자신의 고된 하루를 알아달라며

일상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대게 이런 경우 남편의 반응은 두 가지다.

묵묵히 아내의 말을 들어주며 공감해 주거나

자신의 고단함을 같이 토해내는 경우.

첫 번째 경우의 부부는 그럭저럭 웃으며 하루를 마무리 짓겠지만

두 번째 경우는 둘 중 하나 이상의 얼굴을 붉히며 마무리될 것이다.

슬프지만 후자 쪽이 더 현실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하루 종일 자신은 버려둔 채 아이를 돌보며 애쓴 아내와.

그런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력한 남편.

둘 중 누구의 노력이나 애씀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을까.

각자가 처한 상황이나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두 사람 모두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가며 겪어내고 있는 희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의 두 가지 경우를 봤을 때

전자의 부부가 더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편이 보인 태도 때문이다.

공감은 하는 것보다 해주는 것이 더 필요한 상황이 많다.

자연스레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공감은 크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위의 남편은 공감을 하기보다는 해주는 것에 가까웠다.

자신 또한 힘들었을 하루에 대해 같이 토해내기보다

아내를 향한 공감에 먼저 손을 뻗친 것이다.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조금 여유가 생긴 아내는

그제야 똑같이 지쳐있는 남편의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나만 힘든 하루를 보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부부는 그렇게 서로를 알아줌으로써 서운한 마음이 쌓이지 않는다.

물론 꼭 남편이 아내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 먼저가 됐든

서로의 마음을 놓치지 말고 알아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오늘 저녁은 비록 내가 조금 더 힘들다고 느껴질지라도

남편의 마중을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문 앞에 선 아내의 웃는 얼굴만으로도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늘 하루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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