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본 봄꽃이란 단어가 벌써부터 설레게 한다.

봄이 온다. (64번째 이일)

by 김로기

연일 살을 에이는 추위가 계속되다가

"내일은 완연한 봄날씨가 되겠습니다."라는 기상캐스터의 말을 듣고

드디어 겨울이 지나가는구나 싶었다.

거기에 우연히 본 동생의 카톡 프로필에

봄꽃 레이스라는 마라톤 일정이 적혀 있었다.

봄꽃.

봄에 피는 꽃이라니.

드디어 봄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산과 땅에서도

봄의 기운이 내려앉은 듯 따뜻해 보인다.

집 안에 있어도 따뜻함이 온전히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겨울에 추운 냄새가 느껴지듯이

봄에 따뜻한 풍경이 느껴진다.

창가에 앉으면 유리창 너머로 기분 좋은 따뜻한 온기가

나를 품는다.

지그시 눈을 감고 나는 그 온기에 나를 내어준다.

건조기에서 막 꺼내온 수건을 꽉 안았을 때의 따뜻함을

이제는 꽤 오랜 시간 느낄 수 있다.

이 기분 좋은 포근함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가만히 있어도 매일이 설레는 날의 연속이다.

아직 피어나지 않은 봄꽃 대신

얇은 가지는 마른 잎을 털어내고

빛나는 연두색 어린잎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들은 잠시 놓치면 금세 지나가 버릴 것들이다.

한 톨의 햇빛과 바람도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순간을 허투루 보내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느껴보자.

봄은

손가락 사이를 스치는 바람에도

온기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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