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방황이다...
작가란,
거짓말을 하다가 거짓말에 잡아먹혀 그 핵이 되어버린 사람의 내부에서
저 자신을 먹어치우는 언어이다.
자신이 거짓말한다는 사실을 숨기는 거짓말쟁이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소설가만이 거짓말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유일한 거짓말쟁이다.
독서는 도착하지 않기를 바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떠돌아다니는 것이다.
독서는 방황이다.
방랑 기사들을 조심하시오!
소설가들을 조심하시오!
방랑 기사들을 조심하세요!
그들은 모험을 추구하고, 불행은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답니다....
파스칼 키냐르의 <떠도는 그림자들> p60-61
최초의 거짓말쟁이에게 물어봐야 될지도 모르겠다. 왜 그랬을까? 무엇이 만족스럽지 못했기에 시작되었을까? 역사가들의 말에 질렸을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그들이 사로잡힌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슬픈 것이구나 싶어서 애절해진다. 나를 사로잡은 것은 내가 없을 미래와 내가 없었던 과거다. 보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이 저절로 생긴다. 앞으로 주욱 그래 왔던 것처럼 그렇게 살다가 가버릴지도 모를 그런 것들이 애처롭다..
소설이라는 시...라는 말이 참 좋다. 창조가 아니라 있어왔던 걸 끌어와 보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좋다. 거짓말쟁이가 되어가면서 하려던 이야기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