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책들이다.
불안에 떨게 만드는 화법들
상처를 주는 다른 화법들
기억 속에서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 화법들
(사라졌거나 들리지 않는 목소리)
집요하게 살려내는 화법들
내밀한 목소리로 목구멍을 가득 채운 화법들
이 목소리와 억양들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무엇을 형성한다.
죽은 자들에게서 직접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 숨결로부터 곧바로 나온다.
음성의 공명보다 더 감춰져 있고
속삭임보다 더 나직해서
울고 싶게 만드는 구술성(口術性)이 있다.
그것이 책들이다.(구술성이나 사회를 제물로
삼지 않은 책들은 제외다.)
책들의 집합은 '문학'이라 부를 수 있는 무엇
즉, 직계가 아닌 비가족적인 가족, 비사회적인 사회를 형성한다.
파스칼 키냐르 <떠도는 그림자들> 제43장 에서.... p155~156
파스칼 키냐르 떠도는 그림자들을 10월 13일 부터 읽기시작했지만 224페이지 정도의 책을 한 숨에 읽어내려갈 수 없었다... 읽기와 쓰기를 반복하고 쉬었다. 그러다 거부감마저 들었다. 슬퍼져버려서...
그는 독서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욕구로 느끼는 단 한 사람의 독자를, 그의 두 눈을 떠올리며 글을 쓴다고했지만.... 생명 깍아먹는지도 모른다... 다시 살아나게도 해주길... (조크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데...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