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훌리아 Dec 07. 2015

내밀한 목소리로 목구멍을 가득 채운 화법

그것이 책들이다.

불안에 떨게 만드는 화법들
상처를 주는 다른 화법들
기억 속에서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 화법들
(사라졌거나 들리지 않는 목소리)
집요하게 살려내는 화법들
내밀한 목소리로 목구멍을 가득 채운 화법들


이 목소리와 억양들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무엇을 형성한다.
죽은 자들에게서 직접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 숨결로부터 곧바로 나온다.


음성의 공명보다 더 감춰져 있고 
속삭임보다 더 나직해서
울고 싶게 만드는 구술성(口術性)이 있다.


그것이 책들이다.(구술성이나 사회를 제물로 
삼지 않은 책들은 제외다.)
책들의 집합은 '문학'이라 부를 수 있는 무엇 
즉, 직계가 아닌 비가족적인 가족, 비사회적인 사회를 형성한다.





파스칼 키냐르 <떠도는 그림자들> 제43장 에서.... p155~156






파스칼 키냐르 떠도는 그림자들을 10월 13일 부터 읽기시작했지만 224페이지 정도의 책을 한 숨에 읽어내려갈 수 없었다... 읽기와 쓰기를 반복하고 쉬었다. 그러다 거부감마저 들었다. 슬퍼져버려서... 

그는 독서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욕구로 느끼는 단 한 사람의 독자를, 그의 두 눈을 떠올리며 글을 쓴다고했지만.... 생명 깍아먹는지도 모른다... 다시 살아나게도 해주길... (조크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데... 마음이 무겁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코 나는 글을 쓰고 있는 내 손을 본 적이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