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가슴속에 깃들여 있는 힘을 모두다 바치는 Kafka
저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요약해보신다면
저를 무례하다거나 몹쓸 녀석이라고는 하시지 않더라도
차갑고 낯설고 배은망덕한 놈이라고 비난하실 테지요.
제 잘못이라는 듯이...
제 마음을 조금만 고쳐먹었더라면
만사를 다르게 해나갈 수도 있었을 거라는 듯이...
- Kafka -
<세계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 자신이 살고 있는 노예의 세계로 자신을 위해서만 제정된, 그러나 왠지 모르게 자신으로서는 결코 온전히 따를 수가 없는 법칙들이 지배하는 세계다.
2) 자신의 세계와는 무한히 멀리 떨어진 세계로 아버지가 살고 계신 세계, 그곳에서 아버지는 통치하는 일에 열중하여 수시로 명령을 내리고 그 명령이 지켜지지 않을 때면 크게 역정을 내신다.
3) 나머지 사람들이 사는 세계, 그들은 명령과 복종의 일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산다.
인색하다는 건 깊은 불행 속에 처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불행의 징표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는 모든 사물에 대해 자신이 없었고 그래서 제가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것은 이미 손에 쥐고 있거나 입에 물고 있는 거 아니면 적어도 손에 쥐려고 하거나 입 속에 집어 넣고 있는 것뿐이었지요.
저는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고 배운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이후로 저는 줄곧 정신적 생존의 문제에만 너무도 깊이 몰두해 왔기 때문에 다른 일들은 모두 관심 밖의 일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일은 저의 의무입니다.
그 일을 지키고, 제가 막아낼 수 있는 어떠한 위험도, 나아가 그런 위험의 기미조차 그 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제 인생의 성패가 걸려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을 없던 일로 해야 하고
곧 우리 자신을 지워버려야 한다는 것을 뜻 하고
곧 자식들에 대한 아버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들입니다.
<좋은 요소와 나쁜 요소들>
강인함과 타인에 대한 경멸, 건강과 어느 정도의 무절제, 뛰어난 언변과 불충분한 설명, 자기 신뢰와 모든 것에 대한 불만족, 세상에 대한 우월감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억압, 인간에 대한 이해와 불신 거기에다가 근면, 끈기, 침착, 대담성과 같은 완벽한 장점들까지
아버지에게서처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
제가 있던 방으로 슬며시 오셔서 문지방에 가만히 서 계신 채 침대에 누워 있는 저를 보시려고 목만 안으로 들이미시고는 저를 생각하셔서 그냥 손으로만 인사를 건네셨을 때...
저는 너무도 행복한 나머지 엎드려 울곤 했답니다.
그리고 지금 그것을 이렇게 쓰고 있는 동안에도 다시 눈물이 북받쳐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