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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Jul 03. 2017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앤 카르프가 쓴 '나이 드는 법'How to Age

<인생학교> 창시자 알랭 드 보통은 사람들이 좀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인생학교>를 만듭니다. 강의, 치료, 서적을 비롯한 다양한 수단을 제공하고, 철학, 문학, 심리학, 심리 예술 등 인문학 전반에서 골라낸 다양한 생각들을 소개하고 독자를 성장시키고 위로합니다. 

인생학교 시리즈는 How to(Age, Be Alone, Connect with Nature, Deal with Adversity, Develop  Emotional Health, Think About Exercise) 등이 있어요. 제가 읽은 책은 작가이자 의료 사회학자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 앤 카르프가 쓴 '나이 드는 법'How to Age입니다. 

인생학교 나이 드는 법  / 저자 앤 카르프



서른 살 생일을 맞은'지나'는 멈출 수 없는 내리막길, 막연한 불안에 떱니다. 이미 얻은 혜택에 감사하지 못하고 나이 듦을 두려워합니다. 그녀의 부모는 늙어감을 부정하며, 레이저로 이마의 주름을 없애면서 나이 듦에 대한 불안마저도 함께 날려버린 듯이 행동합니다. 


100세 인생. 지독하게 오래 그 두려움을 공유해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해서 하게 될까요? 역사가 그러했고, 문화가 그러했고, 인간은 그저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태어나서 1년 째되는 날 매번 그 날을 기록하며 자신이 먹은 나이를 새어나갑니다. 

나이 듦이란, 성장을 넘어 노쇠로 가는 내리막길이기만 할까요?




우리 모두 '나이 듦에 대한 깊은 두려움'이라는 
고통스러운 상태를 공유하고 있다.
 
누구인들 두렵지 않겠는가?

- 앤 카르프의 '나이 드는 법' -




나이 듦을 대하는 확실하고 매력적인 제3의 접근법 소개


나이 듦은 내리막이 결코 나입니다. 인생 그 자체의 본질적인 부분을 바라보기가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기를 우선 깨야합니다. 나이 먹는 일은 필연이며, 죽을 운명 임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나이 먹는 바람직한 어떤 비결이나 처방 같은 것은 따로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나이 든, 나이가 덜 든 사람이 어떻게 보여야 하고, 어떻게 말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 하는 1) 규범적인 개념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켜야 한다는 신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2) 젊음과 나이 듦 사이에 존재하는 연속성을 보는 것입니다. 나이 듦은 오히려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될 기회를 제공합니다. 

놀라고 호기심을 느끼며 열중하는 능력은 젊은이만의 특권이 아닙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강화된다는 것을 아시나요? 다만 문화와 정책이 나이 든 이들을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노년층의 빈곤함만을 보고 경멸하고 무시한다면 우리 모두 그것에 저항해야 합니다. 나이 듦을 포용한 사람들을 봅니다. 그들을 본받고 우리의 변화를 기록하며 나이 차별 정책이 진전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나이 듦을 덜 두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깨달음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나이 들수록 행복할 수 있다. -지금 더 행복하다 -
"나이가 들면 왜 좋을까요?"
그것은 내가 예전 그 어느 때보다 더 나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들수록 확장되는 것들


최근 신경학 연구에 따르면 대략 35세에서 65세 혹은 그 이후까지 이르는 중년기의 뇌는 사람들이 인식하는 정도보다 훨씬 더 탄력 있다고 합니다. 단기 기억은 쇠퇴할 수 있지만, 기억하는 내용을 더 잘 연결합니다.


-. 전례 없는 업적 달성
-. 새로운 능력과 관계를 개발하는 새로운 방법 찾음
-. 정신적 발달(자아의 일부 측면은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 대기만성




나이와 나이 사이 / 세대 간의 우정


영화 <계춘 할망>을 보았습니다. 영화에서 할머니와 손녀(고등학생)의 맞담배를 피우는 씬이 있어요. 손녀 혜지가 담배를 피우다 들키지만, 할머니는 자신도 담배를 하나 달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나지막이 말합니다.  "세상살이가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온전한 내편만 있으면 살아지는 게 인생이라. 내가 네 편 해줄 테니 너는 네 원대로 살라."  


혜지는 하늘이 바다보다 넓지만, 하늘을 품은 바다가 할머니였다는 걸 깨닫습니다. 
영화가 무척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저절로 났어요. 


나는 그들에게 내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그들이 말하는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젊은이들은 60대, 70대, 80대와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나쁜 일은 생겼다가 사라지고, 역사와 커다란 사회의 힘이 개인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며,
인생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인생학교> 나이 드는 법 中 에서...









나이 듦의 고마움


TvN 드라마 <도깨비>를 저도 재밌게 보았는데요. 거기서 슬픈 사랑을 하는 도깨비는 '슬프지 않았던 이별이 없었다'라고 말합니다. 천년이 가는 사랑이 어딨고, 천년이 가는 슬픔이 어딨겠냐는 말에서 느껴지는 기나긴 생에서 그래도 이별은 참 아팠다는 말이었어요.

100세 인생은 천년에 비하면 한 토막 짧은 생이 기도하겠지요. 한 세기는 비워지고 채워져 천 년이고 이 천년이고 끝없이 갈 테지요. 이 책에서 '태어나면서 나이 듦은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이 마흔에 나이 쉰에 그때부터 나이 듦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이는 연속성을 띄우고 완성해 나아갑니다. 거기에 죽음을 포함하는 것이지요.

가장 왕성한 시기의 자신도 역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새겨져 있습니다. 자신이 자신을 기억하는 것이지요. 달라지는 것들을 두려워해야 할까요? '외형이 달라지더라도 내형은 온전히 간직하고 있느냐?' 저는 이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달라지겠지만, 잃어버리지 않아야 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인생학교-나이 드는 법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죽음을 포함한 생의 완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죽음을 단번에 겪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다른 경로로 간접 경험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실감할 수가 없어요. 항상 겸허하게 받아들일 그 순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세상을 더 많이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그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조금은 더 와 닿지 않을까 싶어요...


바람직한 나이 듦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칠 줄 모르는 지적 호기심을 보이며,
큰일에 관심을 가지고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 소설가 이디스 워튼 -



<찾아 볼 만한 책과 영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역작 <노년>
마거릿 모건로스 길레트 <노년>
메이 사튼 <일흔 살에>
매기 쿤의 자서전 <백방으로 손쓰다>
플로리다 스콧 맥스웰 <늙음, 열정과 상실 사이>
헨코업 <부끄럽게 나이 먹기>
다이애나 애실 <어떻게 늙을까>
크리스토퍼 필립슨 <노화>
필 뮬란 <상상 속 시한폭탄>
마이크 페더스톤과 앤드류 워닉이 편집한 <나이 듦의 모습>
빌리 와일더의 영화<선셋 대로> '나는 아직커, 작아진 것은 그 사진들이야'
조지 E. 베일런트 <행복의 조건>
잘만 섀크터 샬로미 <나이 듦에서 현명해짐으로>
존 버닝햄의 아름다운 선집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
프랑스의 심리요법 치료사 마리 드 엔느젤의 <마음의 온기가 당신의 마음을 녹슬지 않게 방지한다>
정신분석학자 다니엘 키노도즈 <나이 듦 : 자아를 발견하는 여행>
토머스 콜 <인생의 여정>
데이비드 해케트 피셔 <미국에서 나이 들기>
팻 텐인 편집한 <노년의 역사>
리처드 세넷 <뉴캐피털리즘>
베티 프리단 <나이의 원천>
뮤리엘 스파크 <죽음을 기억하라>
키케로 <노년에 관하여>
수전 손택의 중대 에세이 <나이 듦의 이중 잣대>
줄리아 트윅 <패션과 나이>
엘리사 멜라메드 <거울아, 거울아>
미카엘 하네케의 빛나는 영화 <아무르>
헨리 나우웬과 월터 개프니가 쓴 소책자 <나이 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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