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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Jan 20. 2018

쉬어가는 여행, 쉬어가는 기록

넌 왜 너를 위해 기록하지 않아?

기록을 멈추지 말자!


얼마 전에 오랜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말 궁금해서 그 친구에게 물었다. 넌 왜 너를 위해 기록하지 않아?라고. 물론 그 친구는 할 말이 너무도 많았겠지만, 서로 묵힌 이야기를 하느라 '그 대답'을 듣진 못했다. 그래도 그 친구 입을 통해 직접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 그 친구에게 듣길 자신은 기록을 한다고 한다. 다이어리에다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이어리는 나중에 폐기되곤 했다. 그러느니 블로그를 하면 안 돼?라고 되물었더니 자기 스타일이 아닌지 대답이 없었다)


독서 입문이 늦은 나로서는 지난 3년이 독서기록으로 꽉 차 있다. 지금은 잠시 벗어나 있는 중인데 내 마음이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 3년 기한을 두어서 그런 건지, 잠시 독서를 쉬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내게 독서란 문학(소설)을 읽고 기록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과 같다.


여행을 다녀오고 한 달이 지나서야 조금씩 기록할 수 있었다. 10일 동안 기록하면서 여행 순간순간을 떠올리는 것도 좋았고, 실수했던 점, 길을 헤맸던 것을 포함해서 즐거웠다. 여행 팁으로 소개하면 좋겠다고 떠오르는 것들도 있었다. 자유여행은 처음이고 나와 같은 고행을 자처하실 분들이 앞으로도 많으리라 생각하며 그분들을 대상으로 기록해보자고 생각했다. 오사카 자유여행 4박 5일 중 절반 정도 기록을 했다. 지금은 쉬어가는 기록이다. 그래서 여행 중 쉬어갔던 곳 사진을 넣어봤다.


여행기록을 못하고 1년이 지난 분들을 봤는데 왜 그런지 충분히 이해가 갔어요. 다음 기억들로 밀려질 그 순간들이 안타까워질지도 모른다. 여행 다녀와서 그 좋던 기분은 평이한 일상 속에 점점 희미해져 갔다. 참 좋았지 그 기분만 남고 텅 비어버린다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그 나날들은 어디로 숨어버린 걸까? 나도 더 늦어지기 전에 시작하자는 마음을 먹기까지가 어려웠다. 시작하기 엄두가 나지 않고, 하다가 지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 고비고비가 올 때마다 쉬운 걸 찾아다가 쉽게 쉽게 넘어가 보자고 생각했다.



시텐노지 절


여행의 중간쯤이 여기였다. 전날 여행 피로를 든든했던 아침과 소금 마사지 사우나로 풀고, 타코야키와 맥주 한 모금으로 날렸다. 12월 14일 그늘진 곳의 쌀쌀함이 묻어났지만 햇볕 비추는 곳만은 따사로웠어요. 노곤 노곤해하며 걷고 문득 쌀쌀함에 빠른 걸음 걷던 날이었다.


일본 역사 한 줄
<시텐노지 절> 불교 신자들과 일본의 전통신을 믿는 사람들 사이의 대규모 전쟁 이후 사 쇼토쿠 태자 593년 지어진 사원이다. 원래의 디자인과 배치가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져 유지되고 있다. 불교 신화의 서양식 정원을 바탕으로 설계된 곳이며, 안뜰 중심 5층 석탑과 석가모니 벽화 등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다.






덴노지 공원을 지나

오사카 시립미술관


가는 길마다 경로가 길었고 실컷? 걸을 수 있는 곳이었다. 재미없는 곳이었나? 생각이 들다가도 함께 걸어서 좋았던 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오사카 시립미술관은 덴노지 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오래된 일본 소품 전시관을 둘러봤다. 오사카 주유패스권을 사용했는데 전시 모두 다 보는 게 아니어서 아쉬웠다. 다음 일정으로 넘어갔다.


저녁 일정이 몇 가지 더 남아있었다. 햅파이브, 도톤보리 리버 크루즈, 저녁 아부리야까지 잘 마무리하고 숙소로 향했다. 기억은 정말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아무리 뒤져도 꺼내올 수가 없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내 기억을 찾는 일 그것이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한 다짐


하루만 보고 살지 않기

당신과 함께 황금 같은 시간을 소유하기

나를 통과한 모든.. 그 모든 것들을... 내가 보고 느꼈었다고.... 여기

나는 나를 기억했었노라고....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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