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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Feb 02. 2018

여행이란? 자유시간이다!

오사카 4박 5일 자유여행 기록 마무리

여행이 무엇이길래


12월 여행기록을 이 글을 마지막으로 마칠 수 있어서 기쁘다. 다시없을 기록이란 생각이 들었고 내 나름대로 이만큼 치밀하게? 다시 할 자신도 없다.  다른 한편으론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데 기록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알아버려서 벌써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고 말았다. 여행이 뭐라고....


그 사람은 지명을 잘못 말할 때, '거기 거기'하면서 말을 잇지 못할 때, 기억이 이토록 급격하게 사라지는 구나를 느꼈다. 기억을 재생하고 재생하고 기록하고 기록하면서 나는 기억을 학습했다. 그 기억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여행한 날보다 더 오래도록 그 시간을 반복해서 재생시켰다.


여행 가기 전부터 여행은 시작되었고,
여행하는 동안 생생히 그것을 느끼며,
여행 다녀온 후 기록하는 동안
나는 여행을 다시 생생하게 느꼈으므로
그것 또한 여행의 일부란 생각이 들었다.
- 훌리아 -





여행 기록의 어려움


블로그마다 포스팅하고 다시 한 포스팅에 집결하듯이 링크를 걸었다. 여행 다녀오고 보름이 지나서 조금씩 끄적였던 글은 한 달을 잡아끌었다. 여행 가기 전 일정표대로 쓰기엔 부담이 되고 생각나는 데로 감상문을 적기도 하고 때론 짧은 동영상을 가볍게 유튜브에 올리면서 기분 전환을 했다.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면서 순서대로 포스팅할 수 있었다. 여행 중간중간 지출금 적어둔 메모도 확인하면서 영수증을 정리하기도 했다. 우메다 카메스시에선 초밥당 블록을 쌓은 것으로 계산서를 대신했는데, 다시 한번 가격을 뽑아보기도 했다.


가는 길을 구글 지도로 다시 확인하고 이동경로를 순서대로 살펴보는 것이 기억을 되살리기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여행 동안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그래도 빠트린 순간들이 많아서 직접 검색해보기도 했다. 지금은 기록을 마쳐서 이것도 끝이 나는구나 실감할 수 있지만, 기록하는 중반까지도 끝이 보이질 않았다. 회사일보다 나 자신의 일을 돌보고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때가 많다. 내 일을 미루고 미루게 되는 일이 안타깝고, 시간에 먹히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쫓기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틈나는 대로 내 시간을 만들어내었다. 


기록하기가 가장 어려운 이유는
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행 순간들


스파 스미노에, 나니와 노유에서 사우나를 즐겼고, 소금 마사지가 좋아서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할 정도다. 일본 대형 할인마트에서 장을 보기도 하고, 이자카야에서 늦은 밤 술 한잔으로 여행 피로를 풀기도 했다. 소소한 즐거움이 좋았고, 걷는 것이 좋았다. 낮시간 동안 마음껏 이야기하고 바람결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 순간들이 너무도 좋았다.


출발하는 느낌이 너무도 좋았다. 여행 전부터 떠날 그 순간을 상상했다. 상상했던 대로 그 시간이 흘러갔다. 만족스러웠다. 일정대로 이상 없이 움직일 수 있어서 좋았다. 때론 허둥지둥 바삐 뛰기도 했지만, 그것마저도 좋은 추억이 되었다.


여행 순간은 짧고 기억을 충분히 길게 늘어트려 놓았다. 오래 가지고 갈 기억이다. 다시 떠나기 전까지 다른 기억으로 밀려나기 전까지... 여행이 뭐길래 이래야만 하나? 그런 생각마저 든다. 여기서는 왜 여행 그 순간이 되지 못하나... 여행이 뭐길래... 여행을 참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다른 말 자유이기 때문일까...



일본과 다른 우리


블록 쌓기가 영수증? 텍스트 영수증을 쓰지 않는 일본, 카드 대신 동전과 지폐를 쓰는 일본이 계속 그대로를 추구하는 이유는 뭘까? 그런 일본과 우리를 계속 비교하기도 했다. 구로몬 시장 가이드북을 보면서 우리나라 재래시장과 비교하기도 했고, 오사카 주유패스, 간사이 쓰루패스를 보면서 부산 패스권, 부산-통영-경주를 잇는 특수 관광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부산시에 바라는 것이 많으나 지난 10년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데 미뤄진 것은 아닌지 의심되기도 했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식권 발권기를 두는 베트남 식당을 본 적이 있다. 일본은 천지인, 이츠란 라멘, 미츠노야 등 식당마다 식권 발권기가 있었다. 편리하나 자리에서 직접 메뉴를 편하게 고를 수 있는 아이패드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기쁨과 불만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했다. 좋은 여행,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즐거웠고 맛있는 음식과 볼거리가 충분했다.  부산과 오사카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많이 달라도 달랐다. 12월의 부산도 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성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먹거리도 충분하고 볼거리도 충분한데 제대로 된 가이드와 편의성이 부족한듯하다.



티스토리 5개 블로그 운영 중


구글 애드센스도 겸해서 하고 있어, '광고도 정보다. 내 글도 수익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1년간 온라인 마케팅을 나름대로 알아갔다. 여행을 다녀오고 충분히 실력 발휘해 보고도 싶었다. 정말 내 글도 제대로 된 정보가 될 수 있을까? 궁금했다. '내가 궁금한 것은 다른 사람도 궁금한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하자고 생각했다. 내가 의심하고 궁금했던 것을 더 파고 들어서 확인하고 싶은데, 어려운 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나만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어설프고 대중없다.


기록하는 동안 '여행이란 무엇인가?'를 많이 생각했다. 내가 생각했던 여행보다 여행은 더 많은 것을 갖고 있었다. 왜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여행의 단면만 알았던 것 같다. '여행은 여행이지 뭐가 있어?'나도 모르게 그런 마음 가졌던 것 같다.. 즐길 여유가 그동안 없었다. 
아마 내 생각보다 나 자신이 더 많을걸 품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았다. 여행은 몰랐던 나를 조금 알게 해 주었다. 나를 더 알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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