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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Apr 08. 2019

<백년을 살아보니>김형석교수

 '시간의 빈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는가'


<백년을 살아보니> 저자 김형석(97세 철학자) 교수는 늙어서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후배와 후손들의 존경을 받아야 할 의무도 있다고 하신다. 나 자신도 행복을 지니기, 주변 사람들의 고마움과 존경스러움을 받으면서 살아가기 같은 것들... 100세가 되어서도 다짐하는 것들이다. 이 책엔 더 늦기 전에 스스로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또 어른들이 독서를 즐기는 모습, 독서를 즐기는 국민적 현상을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오래 살면 좋을까...
사랑 있는 고생이 기쁨이었네.

<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40세가 될 때까지도 가난하게 살았고, 그 가난을 극복해야 했으며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다는 대목에서 내 나이를 대입해본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재산이 늘고 빚도 없이 남은 생을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지만 생각할수록 고단함이 가시질 않는다. 과시하기 위한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어느 경계선에서 누구나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있든 없든, 어느 정도 지적 수준에 달한 사람들은 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자기 돈을 써가면서라도 사회에 봉사하려 한다.



<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교수



90세가 넘어서도 신체와 정신 상태가 건강할 수 있을까? 가족 간의 애정이 있고, 이웃에 도움을 주고 생산적인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오래 사는 것보다 적당한 장수가 더 바람직하지 않나? 이런 질문을 던져 볼 만하다. 그러나 저자는 한마디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라고 한다. 오래 살고 싶어서 사느냐고 되묻는듯하다. 오래 살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자신이 해야 할 바를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사신다고 하신다. 행복하게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사랑이 있는 마음은 아름다운 감정을 만들어 준다.
인간애는 사랑의 무거운 짐을 담당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세대 간의 결혼관, 재혼과 이혼, 자녀의 교육 등 가정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참고할 만한 이야기다. 독신과 동거가 늘고 평균수명이 긴 만큼 이혼과 재혼이 예전보다는 무겁게만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숨길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쉽사리 나서서 드러내지도 못하는 실정이지만, 조금씩 생각이 달라지고 변화를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사랑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고 어떻게 이뤄야 하는지 여러 사례와 본인의 가정사를 풀어 말씀하신다. 



사회문제 해결도 마찬가지로 종교, 이념, 사상을 편협하게 갖지 않고 어느 주장이 더 많은 사람과 미래에 도움이 되겠는가를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버릴 것은 버리고 시정할 것을 고친 다음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 노력을 계속하다 보면 모두를 위한 객관적 이익을 도모하게 되며, 개인 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문제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신다. 







나 혼자 남았다는 고독감에서 오는 외로움이었는지....
나는 울고 싶었다. 

<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김형석 교수에게 공통점이 많았던 안병욱이란 친구분이 계셨다. 그들은 같은 시기 평양에서 자랐고, 일본에서도 같은 때 학업을 이뤘다. 같이 미국에 머물다 유럽과 동남아를 거쳐 귀국하는 여행을 함께해 젊은 날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우정을 쌓았다. 세월을 함께하는 동안 두 분은 90고개를 넘겼다. 때가 되어 안선생님이 곁을 떠나고 김형석 교수는 "나는 슬프지는 않은 것 같은데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그런지 혼자라면 마음껏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고백하신다. 



삶은 역사의 운명적 수레바퀴 아래 자유를 찾아가는 순례의 길과도 같았고, 결코 운명과 허무가 전부가 아니며, 하나의 삶으로서 인정한다면 우리의 정신은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고 하신다. 아직은 알아차리긴 어려우나, 나또한 그러하고 싶다. 죽음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음을 항상 인식하고 있는 내가 이상한게 아닐테다. 고통없는 죽음마저도 욕망에 속한다. 죽음을 전제로 하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새기고 싶다. 





시간의 빈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는가

<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열린마음으로 소통하는 인간관계, 삶과 인격의 지적수준, 양심과 도덕적 가치와 질서.... 이것은 인간적으로 살수있는기본 조건들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일생 어떻게 마치나? 모두가 자신의 역경을 극복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고자 한다. 세상이 더 이롭길 바란다. 자신의 존재의미를 느낀다. 



결과는 때때로 다르고, 모두가 인정하는 것도 아니며, 정확한 판결이 내려지는 것도 아니다. 그게 답이였다는 것처럼 당연하게 생이 마무리될 뿐이라고 생각하면..... 다시 또 운명과 허무에 사로잡히고 만다. 이것에서 벗어나서 좀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김형석 교수는 사랑이 귀하기 때문에 더 높은 사랑은 죽음까지도 극복할 수 있다고 하신다. 








**

마무리



김형석교수는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 늙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인생의 황금기는 60-75세며, 성장이 정지되는 75세를 기준으로 80세부터 노년기에 접어든다고 본다면 본인은 훨씬 오래 공부하며 창의적인 성장을 해왔다고 하신다. 그러니 너무 일찍 성장을 포기하고 늙어버리지 말라고 하신다. 생각보다 상실의 크기가 크다고 하신다. 행복했다고 인정하며 존경스러운 일생을 살지, 쓸모없는 인생을 살았다고 부끄러워할지 본인의 자세에 달렸음을 말하신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성숙되어가는 과정)이며, 지혜로워지는 것이라고 한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해서 지식을 넓혀가는 일을 즐거워한다면 지적인 후퇴는 방지할 수 있다. 노년기를 어떻게 잘 살아가 타의 모범이 될지 생각해 본다면 답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김형석교수는 실천해 나가는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공부와 취미활동을 계속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계시니깐 분명 행복한 사람에 속할것이다.



학문이나 예술에는 정년이 없다. 노후에 일이 없는 사람이 가장 불행하다고 하신다. 김형석 교수는 마음가는데로 글을쓰고, 작은 취미를 갖고, 탐구하는 자세로 살아가신다. 늙는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니깐 자신을 잘 다독여가며 살아가야 한다고 하신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자신의 나이듦을 인정하길 바란다는 그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결별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가?
온통 흘러가는 시간으로 변한다.

파스칼 키냐르 <은밀한 생>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는 파스칼 키냐르가 말한 "결별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가? 온통 흘러가는 시간으로 변한다" 이다. 누구나 아마도 그것에 가슴 한가운데가 묵직해지지않을 이 없을 것이다. 나의 증조할머니께서는 100세 넘어 장수를 하셨는데 하회탈같은 얼굴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자식, 며느리 앞세우시고 손자와 함께 사셨고, 증손자도 보셨을만큼 오래사셨다. 



나의 증조할머니의 유산은 평화다. 그 얼굴은 잊을 수 없이 내게 남아있으니깐 나는 잊지 않을 의무가 있다. 친할머니와 나는 훨씬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상처가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할머니도 인생의 굴레란 뭐 그런거지 라고 치부할테지만.. 증조할머니는 나의 이상이고, 친할머니는 그리움이고, 외할머니는 추억이다. 나의 할머니들... 모두 편안하시길... 




P.S 


김형석 교수님의 장수의 비결은 몸과 정신 항상 무리없이 유지해오셨다고 합니다. 어릴적부터 건강하지 못하셔서 조심조심 살아왔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몸에 베인 습관과도 같았다고 하십니다. (수영과 걷기도 꾸준히 하셨고요) 왠지 설득력?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강원도 산불피해가 심각하여 마음이 아프네요 아무조록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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