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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Jul 09. 2021

예비 소설가 K 씨의 일일

부제 : 나의 삶, 나의 투쟁.


현준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거실은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K는 현준이 화장대 옆으로 다가올 때까지 고정된 자세로 앉아있었다. 기척을 느낀 그녀는 거울 속에서 현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친 것을 다 감추지 못한 채 미소 짓더니 이내 겉옷을 차례로 벗고 액세서리 풀어놓고서 욕실로 들어갔다. 서로는 퇴근 후 피로함을 씻어내고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암막 커튼은 빛 한 줌을 허용하지 않았다. 현준은 무거운 눈꺼풀 사이로 K를 잠시 지켜보았다. K는 밤 12시에 잠드는 고정적인 습관이 배어져 있다. 누구보다 쉽게 잠들었으며, 오히려 불면증은 현준에게 있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새벽에 깰 때면 종종 그녀도 깨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째깍째깍 시계 초침 소리가 뾰족하게 귓속을 찔러대는 듯했다.

K는 악몽에 눌린 것처럼 개운하지 않게 잠에서 깼다. 한동안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있었다. 숨소리 하나, 이불 스치는 소리 하나 없이 고요함을 느꼈다. 그러다 슬그머니 오른손을 뻗어 침대 옆 테이블 위의 핸드폰을 들어 올렸다. 휴대폰 창의 음영을 어둡게 둔 채 어제 늦은 시간까지 읽던 카프카의 <실종자>를 열었다. K는 깨어있는 시간에 할 일 없는 이러한 틈이 좋았고, 그 틈마다 텍스트를 중독자처럼 읽기 시작했다. 읽는 행위가 무슨 안정제라도 되는 것처럼 평안함을 느꼈다.

현준은 두툼한 구스 이불을 정리하고 방을 나서  위 분쇄커피  입자 사이로 뜨거운 물을 흘려보내 중이었다. 원두의 진한 향이 주방에서부터 침실까지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주말 늦은 아침이 돼서야 일어난 현준은 평소 K가 무표정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운동을 권유하지만 K는 시늉만 할 뿐 몸을 쓰지 않았다. K가 새벽에 일어나 다시 잠든 것을 알았다. K와 함께 오늘은 산책을 나서야겠다고 생각하며 기지개를 다시 한번 켰다. K는 커피를 즐겨 마시는데 취향은 까다롭지 않았다. 현준은 그녀와 자신의 커피 잔을 내려다보았다.

K는 커피 향이 좋아서 저절로 잠에서 깨어났다. 그가 가져다줄 커피를 공손히 받는 척이라도 하려고 침대에 바르게 앉아서 웃는 낯을 연습했다. 현준은 문을 열고 침대에 앉은 K에게로 다가갔다. “어두운 데서 폰을 보면 안압 생겨 눈 버려. 가뜩이나 흐릿하게 보인다고 하지 않았어?”라고 말하며 커피를 건넸다. “봤어? 다시 잠들기가 어려워서 책 좀 읽었어..” K는 커피를 받아 들고는 말을 금세 바꾸어 “주말에 오빠가 내려준 커피가 제일 맛있어!” 하며 미소 짓고는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K는 현준이 내려준 커피를 좋아했다. 느리게 음미하며 자신이 내린 커피 맛이 그가 내린 커피 맛과 왜 다른지 알아보는 것보다 그저 그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단정 짓는다. 커튼은 이미 걷어내어 햇살이 자연스레 침대까지 비춰 들어왔다. 햇살 같은 커피 한 모금은 온몸의 세포들이 자연히 깨어나게 했다. K는 기꺼이 뜨거운 커피와 함께 피로함을 흘려보냈다.

봄이 오려면 한 달은 기다려야 할까? 그런 의문을 담은 채 K는 현준과 유엔 평화로를 걷는 중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최대의 여유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K의 출근하는 아침 6시 40분 1차 알람으로 감각을 깨운 후 7시 정각에 2차로 깨어 기상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5분마다 알리는 알람은 7시 15분까지 3차례 더 울린 후 미룰 수 없는 기상을 했다. 세안하고 옷을 입고 화장대에 앉으면 7시 30분이다. 자리에 앉아 헤어 기계에 전원코드를 꽂아 예열을 한 후 긴 머리카락을 뒷머리 아래서부터 6등분 또는 8등분 하여 볼륨 고데기로 말아 완성해갔다. K는 마흔 살이 된 후 이 긴 머리 타래를 싹둑 잘라내는 상상을 종종 했다.

K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단함을 빠르게 느끼곤 했다. 더 이상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휘둘리지 않아서 더없이 행복하다가도, 그들이 낯이 걱정되거나 위험한 생각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K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했고, 견디는 모든 것에 질려버리기도 했다. 잊을 수도 버릴 수도 없는 탓에 무감각해지기로 했는지, 정말 무감각해지고는 했다. 거기엔 실제 자신의 무언가를 잃었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재한 유엔기념공원을 향한 K는 헌병들의 침묵한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정문을 지나쳐 앞서가는 현준을 따라잡았다. K는 순간 도시의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벗어난 고요한 이 공간이 좋았다. 침묵한 이들의 묘비 사이사이로 찬바람이 일어 정신을 개운하게 해 주었다. 각국의 묘비가 모인 주 묘역에서 유엔군 위령탑으로 가는 사이에 도은트 수로가 가로질러 길게 이어져 있었다. 지금은 수로에 그 무엇도 살아 움직이는 생명이 없지만 싱그러운 봄날이 되면 물고기들이 노니는 것을 볼 수 있다. 17세 최연소 호주 병사 J P DAUT의 성을 따서 지은 수로의 이름이 눈에 밟힌다. 이 경계로 죽음을 지나 녹지로 나아갈 것을 알리면서 그를 추모하고 있다.

K는 유엔군 위령탑을 지나 물 계단이 흐르는 널찍한 무명용사의 길을 걸었다. 이내 공원의 제법 큰 연못가로 방향을 잡고선 현준의 손을 잡아끌었다. “벚꽃 필 때 오자, 수국도 곧 필 테지. 장미가 필 때도 좋더라. 여기는 항상 좋지만 꽃이 필 때가 가장 좋아”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찬바람이 물결 위를 스친 연못가엔 청둥오리, 거위, 거북이 어느 것 하나 보이지 않았다. 앙상한 나뭇가지와 탁한 연못물만이 잔잔히 흘러갈 뿐이었다.

현준은 K가 작가가 되는 상상을 했다. 언젠가는 그녀가 좋아하는 글을 쓰며 기뻐하길 바랐다. 그러나 K는 작가가 되는 것에 갈망하지 않았다. 모든 것에 회의적이었다. K는 16년을 근속한 회사를 언젠가는 퇴직하고서 꿈을 찾을까? 현준은 의문스러웠다. K는 스스로가 기능적인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하는 사람 중에 가장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했다. 없으면 불편할 뿐 꼭 필요한 사람은 아닌 어중간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K에겐 이직은 번거로운 일일 뿐이었다. 현준은 찬바람을 맞으며 흘러가는 물결을 보았다.

그들은 작은 후문을 통해 유엔기념공원을 빠져나왔다. 유엔기념공원 옆에는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조각 작품들이 드문드문 좌우로 늘어서 있다. K는 아무 생각 없이 바닥만 보며 지나칠 때였다. 검은 비석에 ‘넘어지는 인간인지 혹은 추락하는 인간인지 누가 알 것인가?’라고 쓰인 작품명이 보였다. 두 발목이 절단된 상채가 땅에 처박힌 조각상이 한눈에 들어왔다. 축 늘어진 성기를 매단 조각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네덜란드 조각가 미카엘 리우는 전쟁의 잔혹함에서 깊은 반성을 촉구하는 것인지 인류를 비난하는 것인지 K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늦은 아침 10시에 출발하여 1시간 반이 조금 지나고 있었다. 점심시간 전에 이기대로 이동하기로 했다. K는 조금 전 보았던 조각상을 기억에서 지우려고 애썼다. 현준은 K가 추위에 오들오들 떠는 것을 보고는 밖에서 도시락을 먹는 건 무리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기대 앞 식당을 찾아 들어섰다. 뜨끈한 돼지국밥 한 그릇을 먹고는 다시 출발하였다. 아직 바람이 차고 볼거리가 부족한 날씨라 사람이 없을 것만 같은데 이기대 공원 주차장은 이미 만 차였다. 코로나바이러스 19의 확진자 추세는 3차 대유행을 지나 1년을 맞았다. 바이러스의 공포에 무감해진 것인지 곳곳에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K는 이기대 중앙 전망대로 향하며 걷고 있을 때 앞서 걷고 있는 노부부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말없이 걸어도 서운하지 않은 사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TV 다큐멘터리인지, 어느 신문기사인지 아니면 어느 에세이 책의 한 부분인지..... 그저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거친 바위 위에 움막을 짓고 사는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은 움막의 작은 앞에 작은 상을 두고 앉아 독서하다 죽음을 맞았다. 그는 6개월이 지나 앉은 그 자세 그대로 발견되었다. 노인의 마지막 한순간이 어떠했을까 독서한 그 마지막이 흡족했을까, 고독은 사라지고 평안했을까, 그 경계를 모르겠는 물아일체를 상상하며 K는 오르막을 힘겹게 올랐다. 현준은 뒤돌아서 손을 내밀었고 K는 말없이 꽉 쥐었다.

K는 어릴 적에 무척 부끄러움이 많았다. 투명해서 자신의 속마음이 다 드러난다고 여겼다. 쉽게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 책을 또박또박 소리 내 읽지 못하는 아이, 부모도 크게 문제로 생각하지 못한 채 성장한 아이였다. K는 20대 중반 이후 독서에 몰두한 지 10년이 지나고서 어릴 적 자신이 난독증이 아니었을까 의심했다. 여전히 난독증은 개인적인 문제이자 치부이다. 무언가를 극복하기 위한 독서는 그녀의 유일한 취미였고 도서관을 찾기 시작했다. 자신이 이 책을 읽지 못할 이유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텍스트를 연상하기 어려운 이유를 모른 채 계속 읽고 또 읽기 시작했다. 한 줄을 읽고 그것을 연상하기부터 시작했다. 다른 이들보다 한 글자, 한 문장을 더디게 이해하는 게 자신 뿐은 아닐 거라고 여겼다.

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 <맨스필드 파크>, <엠마>, <설득>, <노생거 사원>, 브론테 자매 중 첫째 샬럿 블론테의 <제인에어>, <셜리>, <빌레트>, 둘째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막내 앤 브론테의 <애그니스 그레이>를 전작으로 읽기 시작했고, 그 시대 관련된 영미문학 책들을 더 찾아 읽었다. 어둑한 시간 도서관을 빠져나오다 뒤따라 오던 남자는 K에게 영국 유학을 가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무수히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기록하지 못한 채 책은 그저 연상을 위한 K의 도구가 되었다.

탁 트인 바다와 함께 독서하는 일을 상상했다. K는 이동하는 차량들을 피해서 도로 가장자리로 걸었다. 이기대 입구에서 차량 출입을 막았으면 해서 남구에 민원 넣는 걸 몇 년 전에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새해에는 백련사에서 해돋이를 봤었는데 입구부터 가득 매운 차량에 질려버리곤 했다. 산책 삼아 봄과 가을에 오면 더욱 차량은 창궐했고 매연은 끊임이 없었다. 인도에서 벗어나 이기대 중심까지 도로 가장자리로 계속 걸어가는 도중 지나치게 속도를 내는 차량을 피해 더욱 가 쪽으로 붙어 섰다. 차량의 배기 냄새가 역겨웠다. 숲과 바다 향이 가까이에 있어 불어와도 저 지독한 냄새는 따라붙었다.

















드디어 짠 소금 내가 묻어난 강한 바람이 불어와 K의 얼굴을 훑고 지나간다. 세차다. 세차서 눈이 따가웠다. 지평선이 푸르러 끝과 끝이 어디쯤인지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현준은 바람막이가 되어 그녀의 앞에 섰다. 그런 그를 밀어내고 더 바다로 향했다. 거대한 빌딩이 바다와 대치한 채 더욱 빛나고 있었다. 다이아몬드 브릿지가 하얗고 거대하게 팔 벌려 버티고 섰다. 인간이 만든 거대한 건축물은 새 것처럼 반짝이고 튼튼한 외양으로 자연의 어떤 것도 막아 설 듯이 보였다. 바람은 시원스럽게 통과해 나갔고, 바다는 무심하게도 바위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지고 부서졌다.

문서란 문서는 일단 K의 손을 거쳐 갔다. 문서를 실현하는 일, 증명하는 일, 문서는 모든 일의 완성이었다. K의 직책은 자기 보호색 띠는 무늬에 지나지 않았다. K는 몇 사람 몫을 해내고 그 자리를 지켰다. 박차고 나간 사람은 더 이상 내 편이 아니라 경쟁상대일 뿐이었다. 상대는 틈새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이간질하고 태도는 거만했다. K는 상대하기도 방어하기도 힘들어지면 말 수를 줄이고, 거리 두고, 갈라서는 일도 아무렇지 않게 했다. K는 자신의 모습에 회의감이 깊어졌다. 파도는 어김없이 바위에 부서져 하얗게 거품을 일으켰고, 창공은 시리도록 새파랗게 높았고 간혹 흰구름이 보였다. K는 끓는 머릿속이 식을 수 있는 이런 좋은 날에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길 바랐다.

K는 문득 파도에 닿고 싶었다. 태양이 머리 위에서 매만져 주듯이 따스했다. 머리에서 이마로 다시 이마에서 눈으로 그 온기가 내려앉았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눈물이 고이다 밀려오는 온기에 쏙 들어갔다. 현준은 K의 옷깃을 여미며 “추우니 다음에 다시 와야겠다. 바다는 다 봤지? 어서 돌아가자”라고 말하며 그녀의 어깨를 살며시 밀었다.

K는 집으로 돌아와 고단한 몸을 침대에 뉘었다. 오늘 본 바다를 떠올리다 스르륵 잠이 들었다. 초저녁 다시 깨어 그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들어와 노트북을 열었다. 한국 방송통신대 편입 후 마지막 학기, 서사문학의 이해와 창작 과제물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단편소설을 패러디하여 쓰고 있다. 며칠 전 의기양양하게 써둔 소설의 절반을 뒤엎고 새롭게 써 내려갔다. 구차하게 구구절절 설명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쓰자고 K는 생각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난 후 느닷없이 두통이 시작되려고 했다. 고질적인 편두통과 위역류, 만성피로증후군은 직장 생활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나 30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약에 의지하지 않으려고 운동을 시작했지만 하루는 짧고 의지도 그만큼 짧아지는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두통약을 먹는 대신 K는 머리를 시킬 겸 시선을 작은 책장에 두었다. K가 좋아하는 책이 나란히 꽂혀있었다. 로맹 가리의 <새벽의 약속>, <하늘의 뿌리>, 그의 필명인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가면의 생>, <솔로몬 왕의 고뇌>, 파스칼 키냐르 <은밀한 생>, <혀끝에 맴도는 이름>, 또 그가 쓴 마지막 왕국을 뜻하는 <옛날에 대하여>, <심연들>, <떠도는 그림자들>... 프란츠 카프카 <변신>, <소송>, <성> 등을 차례로 쓰다듬듯 조심스레 눈으로 더듬어 보았다.

K는 독서 초기 영미문학 소설을 읽다가 역사소설로 이어갔을 즘에 독서가 흐지부지한 상태로 열정을 잃었었다. 그때 아주 우연히 로맹 가리를 만났다. <새벽의 약속> 책의 끝 부분을 읽어가는 동안 K는 그날 동이 트기까지 잠들지 못했다. 작가가 바라봤을 그것이 무엇인지, 그 길 위의 지평선 넘어 무엇을 바라보는지 K는 자신이 캐낼 수 있는 한계에 까지 상상력을 몰아붙여 정말로 알아내려 했다. K는 자신이 알아냈는지 불문 명한 채로 끝났지만 그렇게 자신을 몰아붙이는 작가의 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렇게 운명의 작가에 사로잡혀 또 다른 작가를 하나둘씩 발견해 나가게 되었다. K는 독서하는 순간 어디서부터 현실인지 아닌지 그 경계가 모호하여 어지러이 넘어가곤 했다. 텍스트를 가져와 영사기를 통해 상영될 작품을 바라보는 일이 무엇을 대변할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고작 읽는 일이 무엇이기에, 고작 쓰는 일이 무엇이기에 작가는 그토록 그것에 매달렸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K는 소설의 그 방식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K는 책으로 도피했으나 책으로 인해 일부 사면 받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K는 떳떳하지 못하다고 자신을 부정한 사람이라고 여긴 채 무감각해져 있었다. 어두운 밤이 전부인 줄 알고, 평생을 살아도 억울하지 않을 참이었다. 진즉에 떠오른 태양은 뜨겁게 내려앉아 온기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K는 조용히 그 변화를 온기를 느꼈다. K 스스로가 선택하기를 누군가는 오래도록 기다려주었다.




**

2021년, 예비 소설가 K 씨의 일일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패러디 한 것입니다. 원작품과 작가 소개는 아래 링크를 참고바랍니다.


박태원의「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작품 링크

https://blog.naver.com/roh222/222425643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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