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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태는 순정만화다.

만화와 함께한 인생

by 훌리아
나의 모태는 순정만화다.



순정 만화의 ‘순정’은 사전적인 의미로 ‘순진한 마음, 참되고 맑은 사랑’을 뜻한다.


만화를 어디부터 얘기해야 할까? 90년대 황미나의 <굿바이 미스터 블랙>을 꼭 읽어야 한다고 말하던 친구가 생각난다. 만화 좀 본다면 꼭 봐야 한다고 했던가? 이제 15살 중학생이 했던 말이다. 공부는 학원이 알아서 해줬고 나의 정신은 온통 만화에 빠져 있었다. 만화대여점을 이제는 찾기 어렵지만 그땐 가장 호황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살던 동네에서도 멀었고 반납할 땐 친구를 괴롭혔다. 그 친구 아직도 그 얘길 한다. 자신이 한몫했다고... 지워주고 싶은 기억이다... 여러 면에서 이기적으로 읽었다.


<꽃보다 남자>와 <슬램덩크>가 일본 만화로 빠져드는 원조격이었을까? 그 전에는 한국 작가의 만화를 주로 읽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일본 만화만 읽었다. 강경옥 <레드땅>, 김진 <바람의 나라>, 김혜린 <불의 검>, 나예리 <네 멋대로 해라>, 박희정 <호텔 아프리카>, 원수연 <풀 하우스>, 한승원 <프린세스>, 신일숙 <리니지>, 천계영 <오디션> 한국만화는 간간이 계속 읽었었다. 천계영 작가의 <하이힐을 신은 소녀> <예쁜 남자>, 박소희 <궁>, 이현숙 <새비지 가든>, 전진석 <춘앵전>, 조주희 <밤을 걷는 선비> 등이다. 인기 있는 만화는 드라마화되고 있는 듯 싶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순정만화 1~10




사회인이 된 이후로도 꽤 오래도록 만화를 봐왔다. 괜찮은 그림체와 스토리면 가리지 않고 읽었다. 장르 불문하고 읽었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건 순정만화다! 이제는 회상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게 되었지만... 정말 볼 만큼 봤다. 재독은 기본이고 잊혀지면 그냥 또 읽었다. 이렇게 얘기하면 참 정신나간 사람처럼 보여서 부끄럽다. 그 시간에 공부안하고 일안하고 어디 좀 모질한 것 같이 살았던 거 아닌지 의심이 간다.


나처럼 만화를 좋아했던 친구의 말이 가슴팍에 꽂히기도 했다. 텅 빈 방에 홀로 웃고 있는데 자신의 모습을 자신이 인식했던 순간 너무나 처량했다고 한다. 어쨌거나 그런 시간에 책을 읽긴 읽었다. 낙오자가 되려고 했던 건 아니지만 개인사가 그렇게 개입되었다. 뚜렷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못했던 나의 처량한 모습이 겹쳐진다면 겹쳐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나날에 내 모습따윈 기억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저 즐거웠던 기억이 더 크다.


순정만화를 그렇게 읽었는데 사랑은 순정만화같지 않아서 멋쩍다. 완벽함이 이토록 결여된채로 사랑이란게 시작이 되었다. 배운 지식 어디에다가 써먹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순진했다. 순정만화에 나오는 악녀같이 능수능란 대처 좀 해봤더라면 덜 억울할텐데 실전에서 너무 부족했다. 만화는 나에게 이상적인 순수한 사랑을 배우도록 했다. 잊지 말아야지 기억해야지가 먼저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순정만화 작가와 대표작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은 유미 타무라<바사라>, 카오루 타다<장난스런 Kiss>, 에미코 야치<내일의 왕님>, 아케미 요시무라<장미를 위하여>, 미오코 사노<네가 없는 낙원>, 요코 카미오<꽃보다 남자>, 사토리 마키무라<맛있는 관계>, 카오루 모리<엠마>, 후요미 소료<마르스>, 히사야 나카조<아름다운 그대에게>, 아이오 사키사카<스트롭 에지>, 미츠바 다카나시<홍색 히어로>, 토모 마츠모토<KISS>, 치야 토리코<클로버>, 미카 야마모리<한낮의 유성>, 마리 오자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오바타 유키<우리들은 있었다>, 아시하라 히나코<모래시계>, 스에츠구 유키<ONLY YOU>, 반리 히다카<세상에서 제일 미워>, 시이나 카루호<너에게 닿기를>, 나카하라 아야<러브 콤플렉스>, 미코토 아소우<GO!히로미GO!>, 시노하라 치에<하늘은 붉은 강가>, 마리코 나카무라<GIRL BOY> 여기까지 베스트 25다.


제목만 봐도 즐겁다. 이런 식으로 찾아서 기억해 내는 것도 사실 어려웠다. 블러그에 한번 정리하고 나니 내가 좋아했는 걸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 기억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잊혀져버린게 훨씬 많다... 그런 것들이 다소 아쉽다. 여성과 아이, 학창시절, 가족에 관한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재의 순정만화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순정만화 베스트 1~15


내가 좋아하는 일본순정만화 베스트 16~25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았던 만화는 내속에 기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이야기와 전혀 상관 없는 남자의 이야기! 나는 무척 이런것에도 매료되었다. 액션과 코믹, 스릴러, 스포츠, 환타지, 역사물, 공포물 장르불문이다!


다케히코 이노우에<슬램덩크, 배가본드>, 미츠루 아다치<H2, 러프, 터치 등>, 토모코 니노미야<노다메 칸타빌레, 주식회사 천재패밀리, 그린>, 나오키 우라사와<20세기 소년, 야와라>, 카츠토시 카와이<캠퍼스 라이벌, 몽키 턴>, 켄지 하마오카<괴짜가족>, 미나코 나리타<내츄럴, 사이퍼>, 시미트 레이코<비밀, 월광천녀>, 신지 마카리<용오>, 지로 니타<고고한 사람>, 요시다 아키미<바나나 피쉬>, 후나토 아카리<언더 더 로즈>, 해럴드 사쿠이시<BECK>, 야마모토 히데오<호문쿨루스>, 미우라 켄타로<베르 세르크>, 다카하시 루미코<이누야샤>, 키시모토 마사시<나루토>, 아라카와 히로무<강철의 연금술사>, 노리히로 야기<클레이모어>, 오쿠 히로야<간츠>, 오바 추구미<데스노트> 등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 만화 베스트 13
내가 좋아하는 일본 환타지 만화 베스트 10




작가와 작품을 보면 시대가 점점 가까워진다. 세련된 이미지가 눈에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작품은 변함이 없다. 그 사실이 중요한 것 같다. 잊히지 않는 것... 내 기억에 남는 것... 요즘 만화도 무척 궁금해진다... 다시 보고 싶은 만화^^




By 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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