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4

또 다른 나

by 고냥이

오늘도 심장이 무척이나 아프다. 사실은 안 아픈 거 같기도 하다. 머릿속에서 자꾸 내가 나한테 말을 건다. 계속 말을 거는데 정리가 안돼서 대답은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까 적었어야 했는데 그때는 몸에 힘이 안 들어갔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나는 아프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나의 고통은 내가 만든 것이고 나의 결핍은 건강하지 않으니 나는 마치 이도저도 아닌 사람 같았다. 지급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죽어가는 나를 보고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혈압을 재고 가셨다. 혈압과 맥박은 지나치게 정상이었고 조금의 미열은 나를 안도시킨 거 같다. 아프고 싶다. 고통스럽고 싶다. 고통스럽다면 이 현실에서 멀어질 수 있나? 친구가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한다. 저게 진짜 아픈 거겠지 싶다. 나는 거짓투성이이고 그 아이는 진짜 고통받는 우울증 환자이다. 매번 이야기하지만 나는 우울로 인해 무기력하지도 자살 자해 사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아프고 싶고 관심을 요하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이. 나는 이런 사람이다. 모두가 나에게 착하다고 하지만 나는 아니다. 속으로는 그 사람들을 욕할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나는 나를 연기하고는 착한척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보면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꾸며진 사람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모든 행동이 거짓되어 보인다. 울고 싶다. 아니 울고 싶은 게 맞긴 한가?

요즘 소설을 쓰고 있다. 이 소설은 행복만 남은 세계인 유토피아가 실상은 디스토피아라는 내용으로 쓰고 있다. 책을 쓰는 나를 보면 나는 행복을 완벽히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우울이 무엇이고 우울이 마냥 나쁜 아이는 아니라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나는 나를 모른다. 나의 감정 생각 행동 성격 모든 것을 나는 의심한다. 그렇기에 나는 행복할 수 없다. 당연한 말이기에 나는 나를 더욱이 몰아붙인다. 몰아붙이면 안 되는데 고민하면서도 나는 생각을 못 멈춘다. 아니 어쩌면 안 멈추는 거 같다. 아프고 싶어서.

나는 나의 우울증이 공부나 미래 걱정에서 온 줄 알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그 부분에서는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던 나는 연기한 것이다. 불안하라고 마법을 걸면서. 이제는 알았다. 나의 우울증은 나의 이상한 결핍에서 온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결핍으로 나의 고래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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