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26살, 세상에 패기 넘치게 내 사업을 하겠노라고 공개를 하고 명함을 제작했다. 다음날, 홀로 세무서에 가서 사업자등록을 했고 운영하고 있는 지금의 이 블로그를 통해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 생활한복 '노닐다'로 내 사업을 시작하고 한 5개월쯤 지났을 때였다. 이제까지 나의 선택이나 결정에 큰 반대가 없었던 부모님의 은근한 압박이 시작되는 게 느껴졌다.
‘남자들도 하기 힘들어하는데 여자애가 무슨 사업이야’
‘대학 졸업했으면 얼른 직장에 자리 잡고 시집갈 생각을 해야지’
‘휴학도 해서 남들보다 나이도 더 먹어놓고 어쩌려고 그러나’
……
'나를 못 믿어서 그러는 걸까?'
(중략)
하지만 나 역시 사람인지라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많이 초초하고 불안했던 모양이다. 어느 날, 집 근처에 사는 초등학교 친구로부터 술 한 잔 하자는 연락이 왔다. 벌써 20년을 넘게 함께 해오고 있는 친구이기에 언제 만나도 편하고 좋은 사람이었다.
(중략)
"노맘, 너는 언제나 잘 해왔잖아. 잘하고 있어. 지금도 충분히. 걱정하지 마"
그리 대단한 표현도 아니었는데 덤덤한 그 위로가 나는 왜 그렇게도 좋았을까. 그녀가 건넨 그 말에 그동안 쌓여있던 답답함과 우울함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았다. 그때 알았다. 우울한 사람에게 '힘내'라는 백 마디 말 보다 '잘하고 있어. 괜찮아. 난 널 믿어' 하는 한 마디 말이 왜 힘이 된다고 하는지.
(중략)
"그때 그게 뭐 별 거 아니었는데, 대체 왜?"
그날, 그 위로가 아니었다면 나는 홀로 걷던 어두운 동굴 속에서 빛을 피해 조용히 사라졌을 것이다. 내가 흘리듯 내뱉은 한마디에 상대는 인생을 바꾸는 큰 위로를 얻기도, 또 걷잡을 수 없는 거대한 상처를 입기도 한다. 지금 나는 스스로를 위해,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자연스럽게 이 말을 건넬 수 있는가.
"잘하고 있어. 괜찮아"
……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