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승희 Dec 15. 2022

우울증이었구나?

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일상이 퀘스트인 노가지의 기록


우울증이었구나? 






‘생활한복 노닐다’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를 등록하고 매주 새벽기차를 타고 올라가 한복 원단을 떼 오던 일상. 키워오던 꿈이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서서히 막을 내려갈 쯤이었다. 외출만 했다 하면 집에 들어오는 신발장에서 신발을 벗음과 동시에 ‘이대로 베란다로 갈까?’ 하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냥 그런 생각을 순식간에 떠올린 내 스스로가 무서웠고 충동적인 생각이 현실로 벌어지게 될까 봐 겁이나 술을 멀리했다. …… '술에 취한 내 자신이 벌일 행동이 무서워서' 그거 하나였다.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무슨 얘기든 통할 거 같지 않았다. 지금 당장 큰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으니 더는 내 목표나 꿈을 밀어붙이기 어려워 보였고 부모님 역시 마냥 지지해주기엔 어린애가 아니라고 느꼈던 것 같다. ……


어쩌면 내 스스로도 큰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아쉬움은 컸지만 당신들이 원하는 게 취업이라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업을 병행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중략)



'아, 내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구나. 그건 우울증이었구나?'


우울증, 단 한 번도 떠올려본 적 없는 단어였다. 하지만 야근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상담사 선생님에게 취업 이전에 있었던 일을 전하다가 그것이 우울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 지나고 나서 보니 그 타이밍에 정신건강센터에 취직을 하게 된 건 우울증 인지도 모른 채 스스로를 밀어붙이고 있던 나 자신을 구해낸 크나큰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



나를 살린 일이었다. 시작은 그랬다. 정말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뒤바꿔놓은 운명의 타이밍이었다. 나는 정신과 전문가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니기에 단순히 홍보 일만 해내면 되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도 '봉사는 활동이 아니라 기부로'라고 생각할 만큼 남을 돕는데 서툰 사람이었다. 


그로부터 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나는 여전히 바쁘고 힘든 일을 감당하고 있다 여기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걷고 있다.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K-장녀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