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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승희 Jan 04. 2023

전설의 유산소

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일상이 퀘스트인 노가지의 기록


전설의 유산소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만드는 혼합현실(MR)의 매력과 발전 가능성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요즘은 메타버스라는 개념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 현실세계가 갖는 한계성을 뛰어넘기도 하고 가상공간에 사회, 경제, 문화 등의 요소를 더해 또 다른 세상을 만들기도 한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인 포켓몬고가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던 2016년, 당시 국내에서는 정식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았던 때라 한국에서 게임을 직접 해보는 것이 불가한 때였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일본에서만 나타나야 하는 게임 속 포켓몬들이 속초에서 보인다는 입소문이 사람들 사이에 돌기 시작했다. …… 이와 동시에 속초를 직접 가지 않아도 휴대폰 GPS를 조작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인터넷에 공유되기 시작했다.



(중략)



"아! 볼이 없어!"


"와! 망나뇽 떴어! 아, 어떡해. 놓칠 거 같아. 아 놓쳤어!"


"잡았다!!" 


…… 퇴근 후 찾은 공원은 새벽시간과는 다르게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이 대부분이었고 화면에 뜬 서로 다른 포켓몬에 잡을 수 있다며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찾아왔음에도 나의 포켓볼 줍기는 끝나지 않았다. ……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북이-'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자란 어릴 적 기억 속의 포켓몬을 지나고 나니 거리에는 하나둘씩 최근에 나온 새로운 모습의 낯선 포켓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초반엔 생김새나 움직임이 특이해 관심을 가졌지만 곧 내가 알던 포켓몬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질감이 들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걷기 운동이다!' 생각할 만큼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밖을 돌아다녔던 지난 시간이 무색할 만큼, 알지 못하는 포켓몬의 등장은 나의 흥미를 급격하게 반감시켰다. 


…… 

티비 속 포켓몬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우리와 한 세상에 있는 듯한 생동감. 그간 이 증강현실 게임이 즐거웠던 이유는 나의 어린 시절이 녹아 있었기에 더 좋았던 것 같다.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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