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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승희 Jul 09. 2022

강해지지 마.

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일상이 퀘스트인 노가지의 기록


강해지지 마.







스무 살. 대학 입학식이 진행되기도 전에 당시 사용하던 메신저를 통해 학과 선배라는 이에게 연락이 왔다.


"안녕? 너 이번에 입학하는 신입생이지?"

"누구세요"

"나 너 들어오는 과 선배"


'뭐지?'

이제 겨우 합격자 발표가 났고 그 대학에 들어가는 입학생들이 만든 카페에서 자신은 어느과라며 소개글이 한 두 개씩 올라오던 시기 었다. 얼굴 모를 낯선 이 가 보내온 채팅에 나는 닫기 버튼을 눌렀다. 곧 다시 알림 창이 켜졌다.



(중략)



연고도 없는 지방도시에 싸가지 없단 말이 다 무엇인가. 어리둥절했지만 신경 쓰이진 않았다. '내 얘기가 맞나?'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그 메신저를 시작으로 나는 입학 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진놀이에 심취해 있던 한 학번 위 선배 무리의 괴롭힘을 버텨내야 했다. …… 교수님 역시 1년만 버텨보라고 하셨다. 3일로 모든 것을 파악하기엔 아직 모르는 게 많을 거라고, 조금만 더 지켜보고 배울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뽑아내 보라고, 그 외의 것들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나를 공격해왔다. …… '너네 과대가, 너네 과대 때문에, 이유는 너네 과대한테 물어봐.' 원인은 나라고 했지만 이미 다들 알고 있었다. 이유 없는 괴롭힘이라는 걸. 나 하나만 괴롭히면 맞서 싸우며 지독한 이 상황을 뒤엎든 할 텐데 나뿐만 아니라 40여 명의 학과 신입생 전체가 연대책임을 지고 있었다.


…… 그럼에도 다행이었던 건 일진놀이를 하는 무리를 제외하면 모두가 내 편이었다는 사실이다. 고학번 선배들은 질서라는 암묵적인 규율 때문에 마주치면 어깨를 두드려주거나 '야, 기죽지 마.' '쫄지마. 수틀리면 그냥 한 번 들이받아.' 라며 웃어주곤 했다. 강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굴하지 않은 척. 그렇게 1년 내내 센 척만 했다. 



(중략)



내 마음이 다치는 건 생각하지 않았다. 오로지 '외부로부터 날아오는 공격들을 막아내려면, 이겨내려면 내가 더 단단해져야지! 강해져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 미안하다' 하는 사과를 하며 관계를 바로 잡아나갈 때까지, 언제나 나의 정신적 지주이자 무너지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는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주셨다. ……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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