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너무나 평화로웠지... 처음으로 너무 힘들다, 약이 먹고 싶다
간절기에 약을 달고 사는 편이다.
비염이 심하고 먼지 알러지가 있어서
지르텍(비염약)을 100알씩 사서 차에 하나 집에 하나 두는 두 비염러이다.
나는 어째 잘 살았는지 봄여름을 잘 견디고 가을도 잘 견디나 했다.
입덧도 없고 그다지 힘든 일없이 편안한 임산부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임신 좋네~ 다해주고라고 웃으며 말했던 나의 삶은
가을과 함께 와장창
아니 단 하루 만에 180도 달라졌다.
지난 10년이 넘게 겪은 나의 비염 퇴치법은 심해지기 전에
약 먹고 차 마시고 마스크 끼고 휴식 취하기였는데
여기서 비염 약하나 못 먹었을 뿐인데 나의 증상은 극도로 악화되어
열이 나고 코가 아프다 못해 빨게 지고 잘 땐 코를 많이 골아 목이 다 쉬었다.
우리 나중에 토롱이(태명) 태어나면 따로 자자 했을 때도
같이 자자고 말한 그는 나의 코골이 때문에 밤사이 거실로 침실을 옮겼다.
2일 전 밤부터 애매하던 나의 비염 혹은 감기는
1일 전인 어제도 오늘도 절정이다.
나는 모든 일정은 취소하거나 재택으로 바꾸고
가습기를 책상으로 옮겨 오늘의 일과를 준비하고 있다
귀여운 D-100을 상상했던 나의 기대와 다르게
골골한 오늘을 시작하고 있다.
추워서 보일러를 튼 집에서도 긴팔 긴바지를 입고 있다가도
밥 먹는 사이에 땀이 머리부터 콧등까지 다 맺혀 반팔로 갈아입는다.
진짜 진짜 한 여름에 흘린 땀을 지금 흘리는 듯한 나의 모습에
당황스럽고 이게 정상인가 무슨 약을 먹어야 하나
아니 무슨 약을 먹을 수 있나 싶다.
아침으로 간단하게 과일을 먹고 이른 점심을 먹었다.
전복소고기미역국으로 영양분을 때려 넣어본다.
내일은 오늘보다 낫기를, 그렇지만 오늘 할 일은 다 하기를....
프리랜서 예비엄마는 불안한 하루를 시작한다.
D-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