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었고 겨울이 오면 나의 아이도 태어나겠다
곧 디데이 100일을 앞둔,
갑자기 배가 꽤 나온 거 같은 아침
오랜만에 피자빵을 만들어 먹었다.
빵은 프라이팬만으로 호밀빵 만들기라는
유튜브를 보고 남편이 만들어줬던
냉동실에 있던 빵을 꺼내
아침에 슥슥 만들어 먹었다.
https://youtu.be/0 JSFNMimkxc? si=TLthwmTYNIn8 A-Uj
평화를 찾은 느낌이다.
휘몰아치는 10일을 보냈다.
나의 과업은 크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일들과 함께
바쁜 남편을 도우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여럿이서 하는 프로젝트에 얼추 막내로 들어간 우리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서 생각보다 더 피곤하고
여러 리듬에 우리를 맞추느라 힘들었다.
개막식이 끝나고 정신없이 폐막식까지 달려왔다.
새벽 4시에 퇴근한 남편은 아침에 또 출근해 영상을 찍고 만들었다.
멋지고 있어 보이는 일이지만 주도적으로 하지 못하는 업무와 극한 상대를 맞춰가면서 일해야 하는 것은 역시 보통일이 아니다.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내 말이
지난밤에는 쏙 들어갔다.
그렇게 폐막식을 마치고 오늘은 휴가 같은 시간이다.
다음 주에 다시 개막식이 있지만 오늘만큼은 좀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오랜만에 빵을 만들어 먹으며 라디오를 듣고
커피대신 따뜻한 ORZO를 마시니 기분이 아주 좋다.
오후에 수업이 있지만 전혀 부담이 되지 않고 그 사이 혹은 마치고 글도 쓰고 이야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창작이 조금 더 나를 부유하게 만든다면 가장 좋겠다 싶다.
모든 행사가 마치면 집중해서 창작물 보여주기와 전시준비를 해야겠다. 역시 내가 주도하는 작업이 최고이고 그로 인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게 제일 낫겠다 싶다.
이번 주 나는 임당검사를 했다.
너무 일정이 바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다가 전날이 되고서야 깨닫고 저녁을 가볍게 먹었다.
걱정이 되었다, 나 조금 불안한데...
불안을 안고 잠이 들고 아침에 눈을 떴다.
9시 반 예약이라 2시간 금식을 해야 하는 데 또 너무 속이 비면 안 된다고 해서
7시 반에 가벼운 아침을 먹었다.
밥은 아니고 고구마랑 계란 우유를 마셨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오렌지맛 약을 마시고 기다리는 동안 초음파와 진료를 봤다.
약을 마시고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 그사이에
초음파를 보고 진료를 보니 좋았다.
친구는 그 약 때문에 토할 거 같았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오렌지맛이 진한 음료를 마시는 기분이었다 원래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편이라 한 번에 다 마시는데 힘들진 않았지만 작은 주스 크기에 물(50g)을 다마시는 게 힘든 산모들도 많을 거 같았다.
약을 마시고 태동이 요란한 토롱이(태명) 초음파를 보았다. 얼굴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인데, 발이 너무 발 같아서 이상했다. 사람발이 다 되었다. 귀엽고 신기했다. 발가락 5개, 5개, 손가락 5개, 5개, 이런저런 뼈, 머리, 심장, 신장, 간..
여러 신체기관을 간호사 선생님께서 확인해 주셨다.
사람이 다 되었다.
얼굴을 못 찍고 진료를 보고 다시 찍기로 하고 진료실에 갔다가 한 달 동안 2.5킬로 쪘다고 혼났다.
나의 의사 선생님은 T인데 ( 너무 좋음 )
"많이 먹었나 보네~", "요즘 같은 세상에 임산부라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 안 돼~"
"아기는 1도 안 먹고 싶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너무 웃기다.
추석 겸 일이 많다는 핑계로 조금 편하게 먹었더니 살이 쪘다. 먹덧으로 임신 초기에 살이 많이 찐 나는 한 달에 1kg이라는 숙제를 받았다.
"허허허... 네... 부지런히 운동하고 움직일게요."
라고 말했다.
초음파상으론 아무 이상이 없음을 듣고
1시간이 얼추 다되어 약을 받은 검사실로 가서 피를 뽑았다. 검지손가락만큼의 피를 뽑고 그 피는 3가지 통에 담겨 갔다. 빠르면 2-3일, 길면 1주일 뒤에 결과가 발표가 난다고 했다. 속으로 기도하며 검사실을 나와
다시 초음파실로 가서 토롱이 얼굴을 보러 갔다.
노력 끝에 아주 조금 얼굴을 봤다. 그냥 이렇게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얼굴이고 손이고 발이고 볼 수 있는 게
너무 신기하고 귀엽다. 친오빠한테 사진을 보여주니 한참이나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라고 하더니 "신비롭다"라고 했다.
맞아 신비롭다.
아직 발표는 안 났고 나는 어쩌면 오늘쯤 발표가 나지 않을까 기대하며 식탁에 앉아 글을 쓴다.
지난 10일 동안 하고 싶은, 쓰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바빠 잊은 게 많다.
다시 여유와 안정을 찾아서 매일매일을
토롱이 만나기 전까지의 마음을 기록해야 지.
임당도 잘 나오고 내 새끼도 잘 태어나기를
행복한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