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은 생의 걱정이 될 너가 생긴다(D-76)

아마 앞으로의 너를 걱정하고 사랑하며 살 거 같다, 무섭다

by rohkong 노콩

문득 밤에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내 남은 생에 태어날 너를 걱정하고 살아가겠지

나보다 오래 살아달라고, 나보다 건강하게 살아달라고 나보다 행복하게 살아달라고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달라고 나는 끝없는 걱정을 하고 살아갈 거 같다

너의 행복을 위해, 나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최대한을 해줄 순 없지만

최선을 다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무섭더라


겁도 없이 이렇게 한 생명과 함께 남은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두근 보다는 뜬금없이 느낀 이 걱정이 더 무섭웠다


이 마음을 참 빨리도 깨닫는다 싶었다

다들 어쩌면 이런 마음으로 딩크를 선언 혹은 다짐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미 결정된 행동과 곧 태어날 아이를 두고

매번 느린 예비 엄마는 이런 생각에, 걱정에 마음 편히 잠들지 못한다








이제 출산까지 3달이 채 남지 않았다

곧 2달이 될 예정이다

밤잠을 설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만큼 밤에 자주 깨어나고

화장실을 간다

요란한 태동덕에 수시로 윽, 윽, 하는 경우가 있다

말괄량이가 태어나는 건 아닌가 우린 웃는다

꼼꼼한 내 친구 덕분에 남편과 내가 본격적으로 출산, 육아 준비를 하기도 전에

집에 용품들이 넘쳐난다

막상 준비하려고 하니 챙겨준 게 너무 많아 고맙고 소중하다

덕분에 꽤나 절약할 수 있고 마음이 급하지 않고 일을 많이 할 수 있다

날이 추워진 걸 보니 겨울아이가 태어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거 같다

요즘 내 아이를 위해 그림을 그린다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마구마가 그리는 내가 웃기고 재미있다

이 중 하나라도 좋아했으면 싶다가도 하나도 안 좋아해도 뭐 상관없다 싶다

건강하게 태어나렴 어서 만나고 싶구나

(이게 내 속마음이었구나)


내 남은 평생을 걱정하게 될 걱정아기






오늘의 아침

추워진 날씨에 어머님께 받은 누룽지를 데워먹어 본다, 매번 실패하다 결국 엄마가 하던 방식 그대로 누룽지를 팔팔 끓였더니 성공했다.

누룽지와 챔기름 든 간장 그리고 친구가 준 홍시를 간식으로 먹은 든든한 아침을 시작한다.

오늘도 파이팅

짧게 일하고 많이 하길(?)

그림은 많이 많이 그리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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