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고 싶었지만 아빠가 되는 건 힘든가 보다
남편은 티가 나는 사람이다
순둥한 얼굴을 가지고 웃고 있지만
그가 극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날일 때는
아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의 스트레스 지수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잠이다
내가 처음 어떤 그림을 그릴지 고민하다
결정하게 된 것도 그의 잠 탓이고 잠 덕이다
그가 잘 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나는 첫 개인전을 <잘 잤으면 좋겠어>라고 이름 짓고
전시를 했다
지난밤, 어느 때보다 고통스럽고 놀라며 잠에 깼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 때 종종 큰 뱀이 나온다거나
지붕이 무너지는 꿈을 꾸는 그에 나름 익숙해져 있어
그를 잠재우는 법 또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밤은 달랐다
소리를 지르고 침대에서 벌떡 앉더니 도망가듯
침대밖으로 가다 아래로 떨어지고도 한참을 놀라 했고
나는 그의 등을 쌔게 10번도 넘게 두드려서 잠에서 깨웠다 가습기가 바퀴 있는 트레이 위에 올라가 있지 않았다면 바닥이 물바다가 되었을 것이다
한참을 정신을 못 차리 앉아서도
나는 그의 등을 두드려주고 쓰다듬어 줬다
물을 주고 진정하도록 도왔다
시간이 꽤 흘러, 그는 진정하고 침대 안쪽에 누워 잠에 들었다
나 또한 너무 놀랐기 때문에
잠든 그를 보고서야 이리저리 검색하다 잠들었다
혹시 이렇게 벌떡 일어났을 때 저혈압? 고혈압? 응급상황? 이런 걸 조심해야 하는 건 없는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응급상황에 대한 지식을 생각하며 검색하다 잠이 들었다.
어린 시절 몽유병이 조금 있었다는 그는
심적 불안이 있을 때 이렇게도 선명하게 자신의 상태를 드러낸다 올해는 상반기에는 이런 일이 없었고 하반기에만 벌써 4-5번있었던 거 같다
그도 그토록 아빠가 되고 싶었지만
고민도, 걱정도, 생각도 너무너무 많은 가보다
지난밤 검색의 결과
몽유병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으로는
- 갑작스러운 움직임, 벌떡 일어나기
- 소리 지르기
- 꿈과 현실이 섞여 놀랄 때
- 깨고 나서 기억이 잘 안나는 경우
라고 한다. 수면 중 각성장애의 전형적인 패턴이라 본질적으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위험한 경우
- 깨고 나서 어지러움, 실신 직전 느낌이
5~10분 이상 간다
-> 저혈압, 자율신경 문제 가능
- 깨면서 가슴통증, 호흡곤란, 심장 두근거림이 심하다
-> 혈압 스파이크(급성 고혈압)이나
심장 리듬 문제 가능
- 깨고 나서 말이 어눌하거나 멍함이 10분 이상
-> 신경계 (뇌전증성 각성) 체크 필요
- 몸이 이상한 움직임 (뻣뻣, 떨림)이 있다
-> 수면 중 발작 감별 필요
이런 증상이 있다면 몽유병과 다르게 위험해서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
벌떡 일어나다가 혈압 때문에 큰일 나는 경우 현실적으로 몽유병 자체가 혈압을 위험 수준까지 올리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그러나
- 자다가 일어나면서 넘어지는 사고
- 방향감각을 잃고 벽/ 가구에 부딪히기
- 발목 접질리기
- 베란다, 계단 쪽으로 잘못 이동하는 사고
(잠금장치를 해놓고 자야 한다)
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당장 확인해봐야 할 4가지로
1. 깨고 나서 멘탈은 멍했는지? 10분 이상?
2. 가슴 두근, 호흡이 아주 힘들었는지?
3. 어지러움 / 실신 느낌이 있었는지?
4. 몸이 떨리거나 비정상적 움직임 있었는지?
4가지 모두 없으면 대부분 안전한 범위의 몽유병 반응이라고 한다 다행히도 이번엔 4가지 모두 없었고 더 정확한 시간 체크를 위해 다음엔 시간을 봐야겠다 생각했다
자주 벌떡 일어나는 걸 줄이는 방법
- 취침 직전 스마트폰 줄이기
- 연속된 6-7시간 잠을 자도록 같이 환경만드릭
- 잠자리 근처 위험한 물건 치우기
- 스트레스 많은 날은 취침 전 따뜻한 물 샤워
- 계단/ 베란다 이중 잠금
- 너무 배고프거나 너무 배부른 상태로 잠들지 않기
위 글은 나를 위해 정리해 놓은 글인데 비슷한 증상이 있다면 참고하되 전적으로 신뢰하지말고 전문적인 소견을 듣길 바란다
그의 불안에 도움이 되도록,
더 신경 쓰고 노력해야겠다
오늘은 마침 출근하지 않기로 했다. 잠 깨우지 않고 깊이 오래 자도록 도와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