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105, 생각보다 많이 남았군
지나고 나면 매번 아쉬운 순간들이 있다.
학창 시절엔 방학이 그랬던 거 같고
여행 다닐 땐 그 순간순간이 그랬던 거 같고
생각해보면 그러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거 같다.
매 순간을 디데이로 생각하고 사는 거까진 아니지만 우리 이렇게 많은 아쉬운 순간들이 있다.
아마 지금 나는 그런 순간 속에 있다.
결혼이 아니더라도 불과 며칠 전이 그랬다.
코로나 때문에 김장을 안 하거나 5인 이상 모일 수 없어. 내가 일 년 중 아주 특별하게 여기는 우리 집 김장에 엄마만 가족 대표로 갔다.
지나고 보니 엄마가 아니라 내가 갔어야 했다.
아마 올해는 아마 전혀 다를 거 같아 슬프고 내가 갔어야 했다.
내겐 이제 할머니도 외할아버지도 돌아가셔서 우리 외할머니뿐이다 난 할머니의 손에 자라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아주 좋아한다
외할머니와 함께 3월에 외갓집에서 웨딩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할머니가 초기 치매가 있으셨는데 3일 전에 넘어지셔서 뼈를 다치고 머리를 다치셔서 그래서 요양병원으로 가시기로 했다. 순식간에 결정되었다 지금 우리 집엔 환자가 많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면회도 한 달에 한번 되고 유리를 통해서 된다고 했다 난 그 3일 안에 엄마와 함께 시골에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핑계로, 언제나 모두가 나를 기다려 줄 거라 생각해 가지 않았다.
어제저녁에 문득 그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펑펑 울었다. 난 내가 어이가 없다.
지금 나는 이런 순간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100일 뒤면 결혼한다.
매일매일 다른 감정을 느끼고 생각지 못한 사건이 펼쳐진다 어떤 땐 머리가 아파 일을 못할 정도다 근데 이렇게 쓰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그래서 나는 이 결혼(준비) 일지를 쓰려한다.
아주 가볍게, 아주 솔직하게 (솔직이라는 거 장담할 순 없지만) 이 일지로, 이 일기로 나의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이 후회로 남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나 머라고 권한다.
그대의 이 순간도 후회로 남지 않기를
코로나로 못 간 여행다운 아무것도 아니다.
다시못 만날 지 모르는 그 친구와 전해지 못하고 남기지 못해 아쉬운 그 사진과 그 추억 모두를 우리 함께 브런치에 써 보자.
(무슨 브런치 알 바생이냐며 ㅎㅎㅎ)
아자 노콩! 아자 여러분
이 그림은 어느 노부부의 사진을 따라 그렸다.
아래의 할머니 모습이 유독 귀엽다.
쩝. 뽀뽀로 무마하지 쩝
이런 느낌(?)
모두 안 아프고 모두 행복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물론 행복한 할머니가 되기 위해 우선 지금을 잘 보내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