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말하는 이야기
나는 대학교와 예술고등학교에서 컴퓨터 작곡을 가르친다. (미디라고도 불린다)
컴퓨터로 곡을 만드는 전공이다 보니 다른 음악 전공에 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고 여러 가지 공학적인 지식들도 알아야 한다.
또 여러 가지 테크닉을 연마하기도 해야 해서 음악 + 이론+ 음향이 적절히 섞여있는 전공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나도 가끔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설명이 점점 테크닉 위주로 흘러간다.
이 모든 건 분명히 필요하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더더욱.
그런데 가끔 수업을 하다 멈칫할 때가 있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건 음악일까, 음학일까.
음악은 원래 이렇게 시작되지 않았는데.
내가 처음 음악을 좋아하게 된 순간으로 돌아가보면 그냥 좋았고, 마음이 움직였고, 설명은 그다음이었다.
이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게 강사 입장에서는 참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음악은 “정답이 있어서는 안 되니까”
이 코드는 여기서 쓰면 안 되고,
이 리듬을 밀렸고,
이 멜로디는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다.
물론 다 맞는 말이지만
그 말들이 너무 앞서 가게 되면 스스로 검열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틀린 거 아닐까? 이렇게 해도 되나?
그 질문이 나오는 순간 음악은 이미 너무 조심스러운 학문이 되어버린다.
나는 내가, 또 나의 학생들이
먼저 느끼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어설퍼도 좋고, 설명이 안 돼도 좋고
왜 좋은지 몰라도 일단 즐거웠으면 좋겠다.
음학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음악을 실컷 누렸으면 좋겠다.
이 순수한 마음이 나에게도 남아있나 돌아본다.
지켜내는 것들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