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내가 가져다주는 오늘의 행복
내 곁에 머무는 이들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롭다. 경험에 의하면 그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 비춰준다. 사람들과 흐르는 물처럼 지내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질적으로, 혹은 량적으로 변화를 거듭하며 진화 혹은 퇴보하고 있다.
그들은 때로 무척 매력적이기도 하고, 지적이거나, 호기롭거나, 느긋했다. 어느 절기에 만난 사람들은 거짓이 많고 부도덕하거나, 사람 좋은 미소 뒤에 비겁함을 숨겨두기도 했다. 배우려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소비하는 이들이 있었고, 즐기려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절제하는 이들도 있었다. 결혼을 하거나, 연애 중이었고, 아이를 키우거나 개와 고양이를 키우기도 했다.
지금 가만히 내 곁에 머무는 이들을 바라본다. 자존감이 단단하고 항상 변함없는 J, 여유롭고 이해심이 많은 sY, 행복을 위한 열쇠 수십 개 들고도 정작 무엇을 어디에 꽂아 열어야 할지 모르는 ES, 어찌 됐든 책임은 지려하는 jE, 인정에 목마르며 의리가 있는 Ej, 천재이지만 벚나무 아래 머리를 식히고 있는 Sy, 두 개의 마음 중 예쁜 마음만을 굳게 내보이는 gE, 가끔 자신을 잊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는 무심하고도 무심한 sy, 새침한 입술로 보고 싶었다 말하는 Nj, 슬픈 건지 행복한 건지 아픈 건지 어쩐 건지 전혀 모르겠는 Hj, 한없는 신뢰감을 양동이로 퍼부어 주는 Sh, 까만색의 밝음 mS, 노란색의 어둠 G.
함께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혹은 술을 마시며 상대의 모습을 본다. 내가 그의 모습에서 무언가 크게 와닿는다면 바로 그 지점이다. 그와 헤어지고 나서 마음에 남는 잔상이 바로 나인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 비춰봄으로 많은 것을 배웠고 또한 버렸다. 내가 나에게 바라는 것은 이것이다. 어제의 내가 가져다주는 오늘의 행복을 잊지 않는 것. 하여 매일 변함없이 나를 비춰보고 다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