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서른의 끝자락에 있다 보니, 육체적인 부분도 활동량이 줄어들어 몸이 굳어지지만, 마음 또한 굳어져 가는 느낌이다. 그저 나만 아니면 상관없다는 식으로 남들의 상처를 나누기 인색해지고, 하나하나 설명할 수 없지만 땅바닥만 쳐다보고 달리는 마라톤 초보 선수처럼 주변의 풍경은 1도 관심 없고 뛰고 있는 도중 내가 어디를 향해, 왜 뛰는 거지? 목표의식 없이 무작정 달리고 있는 나를 자주 발견한다.
나는 실내건축 프리랜서 설계업무를 하고 있고, 호텔, 오피스 사옥, 백화점 등 현장에서 기존 실시설계 도서를 시공에 맞게 다시 SHOP Drawing 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우리의 업계에서는 공사 초기에는 야근도 많이 하고, 정신없이 흘러간다. 그러나 공정률이 90% 이상 되었을 때는 업무의 하루가 일찍 끝나고 점점 루주 해지는 날이 많아진다. 우리는 이럴 때 "닭병"에 걸렸다고 한다. 닭병이란? 흔히 아침에 자고, 점심 먹고 자고, 저녁 먹고 자고, 계속해서 잠에 취해서 잠이 늘어나는 ... 우리 업계에서 하는 말이다. 관리자로서 마감 공사 시기에는 하도급 업체에서 알아서 잘해주는 것도 있기는 하겠지만, 초반에 도면을 잘 정리해놓고 그것만 관리하면 실수할 확률이 적어서도 일 수도 있다.
요즘 이렇게 시간이 남아서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과 '경제적 은퇴'를 앞당기기 위한 방법에 대한 책을 읽고, 하나하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성공적인 은퇴생활과 10년 정도 남은 회사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를 멀찌감치 내려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나를 갱신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시기이다. 나를 바꾸는 방법에 대하여 헤르만 네스는 핵심적인 3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이지 선천적으로 저에게 힘든 부분입니다. 물론 사람 사귐에 있어 이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중학교 모임, 고등학교 모임, 대학 모임, 대학원 모임 중 이제는 고등학교 모임 2그룹을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그것도 개인적으로 만나지는 않고, 일 년에 2~3번 회칙에 의한 정기적인 모임이나 경조사 모임이 전부입니다. 이렇게 기회가 많이 줄어들다 보니 사람을 만나고 사적인 이야기 나누는 것에 대하여 막연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거에 대비하여 와이프 친구들의 부부동반 모임, 양가 가족모임 이 더 자주 만나는 그룹이 되었습니다. 자주 보기도 하고, 서로 다들 경제적인 부분이 비슷하기 때문에 번갈아 가면서 집에서 모임을 하고, 회비를 걷기 때문에 부담은 덜한 것 같습니다. 사람 사귐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대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하는 부분도 있지만 금전적인 영향도 50% 차지하고 있어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쯤이면 취미생활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여유로운 삶을 통해 나를 바꾸는 시간을 갖기를 희망합니다.
두 번째, 사는 곳을 바꾸는 것입니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부모님과 함께 생활을 했고, 서른 초반 결혼 이후 계속해서 한곳에서 살고 있고, 2년 뒤에는 현재 조성 중인 신도시로 이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사는 곳을 바꿀 때마다 현저하게 삶이나 나 자신을 바꾸는 것에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6개월 제주도 근무를 했을 때 저나 그리고 인천에 남은 와이프와 아이들에게도 정서적으로 많은 변화를 주긴 하더라고요. 현재는 중도금 실행 전이고 잔금 날짜까지 2년 6개월 이상이 남아 있지만, 그때까지 자금 마련을 위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해서 골치가 아프네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위해서 좀 더 인프라가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한적하고 자연이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마당에 바둑이 한 마리 키우면서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소파에 누워서 책을 읽고, 주변 자연을 산책하면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공모전에 도전해보고, 이처럼 소소하게 나이가 들어 이 희망이 이루어졌는지 확인을 해야겠습니다. 그때가 되면 달라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겠지요?
세 번째는, 시간을 달리 쓰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이 변화함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버리는 시간을 아껴야 남들보다 빠르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잘 활용하면 남들보다 훨씬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시간관리를 잘하는 분들은 새벽시간을 잘 활용합니다. 저녁 10시 취침 - 새벽 4시 30분 기상입니다. 저는 저녁 11시 취침 -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합니다. 취침의 양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내가 해내는 양으로 따지는 그들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어디입니까?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리라고는 몇 개월 전에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6시 10분이면 집에서 나서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오로지 나를 위하여 쓸 수 없습니다.
그래도 주말에는 저녁시간에 책 읽는 시간 등 루틴을 만들어 작은 노력이라도 꾸준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결론: 사는 곳을 바꾸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 변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한계 없이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