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의나 배려 같은 게 아니라 적당한선 인 것 같다. 상대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예의와 불편해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배려. 그 선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오늘은 어제부터 내린 눈이 저녁 즈음 멈추었다가 우리 모두가 잠든 새벽에 내렸는지 1센티 정도 쌓인 것 같다. 오랜만에 쌓인 눈에 뽀드득 발자국을 내면서 걸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경비 할아버지들께서 입주민들을 위해 계단 쪽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눈을 치우고 계셨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딸아이가 엄마에게 할아버지들이 왜 눈 같은 것을 뿌리고 계시냐고 궁금해하셨다고 한다. 논슬립이 적용되지 않아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위험해 보이는 계단이 있기는 했다. 바람이나 기온은 그렇게 춥지 않아 보였고, 언제나처럼 새벽 공기는 적당히 신선했다. 나의 차분함을 도와주는 공유의 오디오 클립을 들으며 글이 써지는 대로 맡겨본다. 새벽 6시 30분 눈이 내려 버스가 조금 늦었는지 버스가 평소보다 가득 차있다. 이렇게 보면 내가 힘들다는 생각은 가장 어리석은 오류인 것 같다. 글을 다시 점검하면서 생각해보니 어제는 사람들이 눈이 와서 차가 막힐 것 같아서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탔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오디오 클립을 듣는 중 시베리아 횡단 열차 이야기가 나오는데 기차 안에서 7일 동안 시차가 7번이나 바뀌어 하루에 한 시간씩 천천히 늦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시간이 거꾸로 가고 시간을 벌 수 있다면 매일매일 시간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이지 이번 겨울은 춥지 않고 시시해하고 있었는데 진정한 겨울을 만나보니 어른들은 정신이 번쩍 들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는 것 같다.
새벽에 손흥민 출전 경기를 보면서 허리가 왜 아프지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제 열심히 끌었던 2인승 아빠표 눈썰매를 몇 분 안되게 끌었다고 그랬나 봅니다. 이제 불혹에 가까워지니 온몸이 뻑뻑해 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타는 6시 37분 검암 출발 공항철도를 타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마음의 거리에 대해서 저의 생각을 적어 의견을 나눠봅니다. 물론 얄팍한 저의 지식으로 논리적 글쓰기가 힘들고 단지 한 사람의 자유의지의 표현이니 생각이 다르신 분들은 의견을 남겨주세요.
사회생활에서 진정으로 여러분의 속마음을 알아줄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내가 지금 낭떠러지에 있다고 해서 주변에 아무 사람이나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닐까요? 그들도 많은 역할을 가진 엄마. 아빠이며 여러분과 같이 매일 사소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현대인입니다.
힘든 일이나 해결책들은 가족들과 먼저 의논해보세요. 가족들마저 들어주기 힘들어하는 문제라면 주변 지인들에게는 더욱 부탁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준비가 되어있고 여유 있고 들어줄 마음이 있다면 먼저 물어볼 것입니다. 그때 이야기해도 충분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듣는 사람은 해결책을 마련해주지 못할 수도 있으며, 듣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루에도 수십까지 해결하지 못한 업무, 집안일,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회사 동료의 고민까지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요?
인간관계에 있어 예의나 배려 같은 보이지 않는 선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번 끊어지면 이어지기가 쉽지 않은 선입니다. 하지만 서로의 관계에서 서로의 선을 적당히 팽팽하게 서로 잡아주면 그 선은 예쁜 음악소리도, 강력한 울타리, 회사 안에서의 팀워크로 인해 적어도 업무적인 스트레스 한 가지 정도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있어서는 적당한 선을 지켜주는 것이 서로에 대한 최고의 배려 일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말로 대변하는 것이지 적극적인 해결책을 주거나 하지는 못하고, 단지 그것을 가쉽거리 정도로 이야기돼버려서 이런 것 또한 씁쓸한 일입니다. 또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상사가 이야기하면 하부 직원은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합니다. [라테는 말이야, 우리 때는,] 이런 것 말입니다. 전부 TMI입니다. 차라리 시사나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나은 대화의 기술인 것 같습니다. 도와줄 수 있는 선에서 고민에 대한 적당한 코멘트 정도는 가능하나, 그 고민을 이용하고 호기심으로 고민을 털어놓으라고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누구는 말이야...')
그 사람의 슬픔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오히려 코멘트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말은 책임이 필요합니다. 호기심을 발휘하지 말아야 합니다. 남들의 고난과 고뇌가 한낱 장난감으로 취급받아서는 안됩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응원하고, 업무를 덜어주거나 하는 방향으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도와주겠다고 발을 디뎠다가 괜한 핀잔을 듣거나 오해의 화살과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기 소문은 퍼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남의이야기는 가쉽거리로 이용하여 정말 빠르게 전달을 합니다.
회사 생활의 배려란, 업무지시를 함에 있어 나의 일을 직급으로 눌러 전가하지 않을 것, 나의 주어진 업무가 팀원들의 업무 flow에 방해하지 않게 처리할 것, 내가 보고 들은 진행사항을 가감 없이 공유할 것, 혼자서 도저히 풀 수 없는 과제에 대해서는 정중히 대책 회의를 요청할 것 등 본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남들이 먼저 그 선을 지키지 않았다고 남을 핑계 삼지 말고 나부터 잘하면 우리 모두 환경의 동물이기 때문에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선을 지키는 하루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