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회에 소주 한 잔

by 류서윤

신장이식 환자의 삶은

때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과도 같다.


이식수술이라는 한 줄기 희망을 붙든 운 좋은 사람이지만

결코 수술 이후의 나날이 희망적인 일상이 되지는 않는다.

나에게 들어온 아빠의 콩팥은 언제든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으로 하루를 버틴다.


항상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는

새로운 콩팥을 지키는 방패이지만

아주 많은 부작용과 함께 온다 새로운 고통의 시작이다.

사소한 감기조차 생명을 위협해서

감염에 대한 공포는 일상 곳곳에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주변 사람들은 “이식해서 이제 괜찮아졌지?”라고 말하지만

끝나지 않는 싸움을 늘 해야 하는 나는 고통의 연속이다.

몸과 마음이 혈액투석으로 인해 많이 무너졌기에

이식 환자의 삶이 전보다 나은 것 같다며 스스로 위로한다.

“옛날에는 돈이 없어서 혈액투석도 못 받고 다 죽었어”


이식수술은 꿈도 꾸지 못한

신장병 환자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삶이다.

분명 나보다 더 힘든 고통을 받으며 투병하는 환자도 많다.


안 아픈 병은 이 세상에 없으며

못 고치는 병은 이 세상에 많다.


그중에 하나 일 뿐이다.


조금 일찍 나를 찾아와서 억울 하지만

늦게 왔더라면

어쩌면 포기하고 싶었을 순간이 더 많았을지 모른다.

오늘은 가끔,

아프지 않았을 나로 돌아가

고통받지 않고

지금 할 수 없는 일을

마음껏 해보고 싶은 하루다.


제일 먼저,

싱싱한 회에 소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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