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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카 Aug 02. 2016

6. 내가 만난 마라케쉬, 함만스파

스파고어(Spagoer)라는 말이 있다.

스파를 찾아다니는 이들을 뜻하는 용어로 나 역시 스파고어 중 하나이다.

다만 스파를 위해 여행지를 선택하지 않고, 여행지에 가면 스파를 받아보려고 하는 편이다.


함만스파(Hamman)는 스팀사우나가 있는 터키식 스파와 비슷한 형태의 이슬람식 스파라고만 알고 갔다.

그 동안, 태국, 발리, 인도, 스웨덴 스타일까지 여러가지를 체험해봤지만 함만스파는 처음이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리둥절했다.

지어진지 4년 정도된 새 건물임에도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그대로 묻어나게 디자인된 스파

실은 스파는 비싼 오일과 좋은 환경에서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하느냐에 따라 스파를 받는 사람의 컨디션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스파를 아무리 잘 하는 곳이라도 테라피스트와 맞지 않는다면 서로 힘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내가 경험했던 함만스파는 우리나라 목욕탕의 때밀이로부터 시작되었다.

모로코에서 처음 만나는 모로칸 아줌마가 내 때를 밀어줄 줄이야.. 조금 웃기기도 부끄럽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스크럽과 아르간 오일로 이어지는 스파는 내 인생 최고의 스파가 되었다.

아주 세지도 약하지도 않게 하는 그 손놀림에서 두 엄지가 척 들어졌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소개된 아르간 오일의 원산지가 모로코이다. 맨 처음 매거진에 언급한 아틀라스 산맥의 아르간 나무로부터 추출되는 오일로 우리나라 맷돌 같은 곳에 갈아서 기름을 추출하는 것이 전통 방식이다.


모로코 메디나의 시장

모로코 시장을 걸으면서 아르간 오일을 파는 곳을 많이 보았다.

정말 슬픈 사실이지만, 나는 그 곳에서 오일을 사지 못했다.

우리나라 40-50년대를 상상하게 만드는 그 곳은, 모더니즘에 익숙해진 나에게 가격표가 붙지 않고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는, 한마디로 품질을 검증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모든 것이 100% 만족스러운 여행은 없다. 내가 이 곳에서 살 수 있는 오일은 없었지만 대신 스파에 부탁을 해서 내가 받았던 오일과 동일한 오일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장에서 사는 가격 100디람, 스파에서 사는 가격 400디람


현지 사이트부터 품질 보증 증서까지 다 확인한 제품의 가격은 시장보다 4배가 비쌌다.

처음 언급했던 것처럼 마라케쉬 호텔의 가격이 높게 측정되어 있는 편인데...

이들의 빈부의 격차가 아주 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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