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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03. 2021

작가로 끝까지 살아남기

 * 여전히 현실은 그다지       


첫 책 <모멘텀>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이 딱 6년전 오늘부터였다. 잊고 있다가 책상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한 2015년 다이어리를 보고 알게 되었다. 목차를 짜면서 어떻게 쓸지 2주를 고민했다. 그렇게 1차로 완성한 목차 순서대로 쓰기 시작했다. 6년전 오늘이 첫 장 첫꼭지를 쓴 날이다. 백지와 마주하면서 어떻게 첫 문장을 시작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몇 시간을 멍하니 앉아 시간만 보내다가 이렇게 있으면 안될 듯 하여 어떻게든 타자부터 눌렀다. 멍했던 머리에서 쓸거리들이 쏟아져 내린다. 그렇게 한 단어, 구절을 엮다보니 초고 분량을 채울 수 있었다.     

 

긴 작업 끝에 2016년 4월에 첫 책 <모멘텀>을 출간하고 작가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정확히 저자가 된 것이다. 통칭적으로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 저자는 책을 출간한 사람이란 뜻으로 많이 쓴다. 그래도 책을 내기 위해서는 글쓰기가 기본이 되야 하니 작가나 저자는 똑같은 의미로 보고 있다. 첫 책을 내면 다 성공할 줄 알았다. 단번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내 책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하루에도 수십권의 책이 출간이 되는데, 거기서 베스트셀러가 되어 수천에서 수만권이 팔린다는 것은 정말 확률이 낮았다. 내 책도 일주일 정도 교보문고 매대에 눕혀지 있다가 한달도 되지 않아 딱 한권만 서가에 꽂히게 되었다. 수천만원을 받을 줄 알았던 인세도 1년동안 받은 금액에 100만원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월급 외에 돈버는 수단을 실천해 봤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지만 내가 꿈꿨던 변화는 크게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출간하기 전까지 기대를 많이 한다. 정말 첫 작품부터 대박을 터뜨리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 2쇄를 찍지 못하고 끝이 난다. 책을 낸 경험이 있는 작가라는 호칭만 크게 남을 뿐이다. 그래도 출간까지 한 작가는 뿌듯함은 있지만, 말만 작가가 되겠다고 하면서 쓰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예전처럼 작가로만 먹고 살기는 힘든 시대다.   

   


 * 그래도 끝까지 작가로 살아남기      


책을 내고 많이 팔지 못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내 능력의 한계라고 본다. 그래도 책을 출간할 때마다 읽어주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난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글을 하나씩 쓸때마다 책을 새로 준비할 때마다 부담감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전보다 좀 나은 글을 쓰고, 콘텐츠도 새로워야 한다. 요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다 보니 글을 쓰는 자체도 두려울 때가 많다.      


그래도 끝까지 작가로 살아남고 싶다.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대단한 책이나 글을 써서 세상에 이름을 떨치고 위대함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내가 평생동안 작가로 살고 싶은 이유는 단 한가지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아니 많지 않더라도 내 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그런 사람들에게 같은 내용이 반복되더라도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조금이나마 나누어 그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조그만 보탬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자체가 계속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니까.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두가지가 근사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돈도 벌고 싶고. 남에게 인정도 받고 싶고. 두 개 다 놓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작가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타인을 돕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밑바탕이 되야 하지 않을까? 내 수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런 글쓰는 노동자로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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