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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04. 2021

글은 쓰고 싶은데 잘 안되는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 글이 잘 써지지 않아요      


글쓰기 수업이나 강의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바로 아래와 같다.    

  

“글을 쓰고 싶은데 잘 써지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은 어디서 써야 잘 써질까요?”     


글쓰기의 기술적인 부분을 물어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이 글을 쓰고 싶은데 막상 하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다는 질문이 더 많은 편이다. 이런 대답에는 사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하다. 모두가 그 답을 알고 있는데, 다시 한번 나에게 확인하는 느낌도 든다.     


처음에는 구구절절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이 좋다라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나의 설명을 듣고 나서 대부분이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돌아갔지만, 추후 다시 만나면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이제는 그런 질문이 들어오면 내가 반문한다.      


“왜 안 써진다고 생각하세요?”      


그들의 대답은 대부분과 같았다.      


“아침에는 아이들 학교, 유치원 보내야 해서 시간이 없어요. 보내고 나서 노트북을 들고 커피숍을 가면 자리가 없어요. 자리를 겨우 맡고 나면 힘이 없어요. 커피를 한잔 주문해서 한 모금 마시고 쓰려고 하니 피곤하고 졸리네요. 잠깐 엎드려 있다가 다시 쓰려고 하니 생각이 안나요. 멍때리다 보면 애들 데리고 가야 할 시간이에요.”     

“회사일이 너무 바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요. 글은 쓰고 싶지만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요. 집에서는 글이 써지지 않아요.”     


이거 말고도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할 이유만 이야기한다.      


* 쓰자. 쓰자. 그냥 닥치고 쓰자.     


글을 쓰고 싶은데 계속 안되는 이유만 말하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나는 이야기한다. 굳이 쓰지 않아도 남이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을 직장생활, 육아, 일상 등을 제외하고 우선순위로 놓아야 한다. 그래야 시간을 빼서 할 수 있다.      


또 글을 쓰는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핑계를 대는 사람도 있다. 글을 쓰는 데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노트와 책, 노트북과 책상·식탁만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글을 쓸 수 있다. 


답은 하나다. 무엇이든 고민하지 말고 글이 쓰고 싶다면 지금 당장 쓰자. 지금이 어렵다면 일상생활 영위하고 자기 전에 시간을 내어 한 줄이라도 끄적여 보자. 노트북을 켜서 생각나는대로 바로 타이핑하여 기록하자.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는 나중에 고민하자.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도 이런 구절이 나온다. 


“글을 쓰기 좋은 완벽한 환경도, 습작 노트도, 펜도, 책상도 없다면, 자신을 유연하게 훈련시킬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낯선 환경에서, 완전히 다른 장소에서도 글쓰기 훈련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냥 쓰라. 쓰라. 그냥 쓰기만 하라.”     


출장가는 기차 안에서도 노트북을 켜고 글을 썼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무엇을 써야 할지 노트에 한 두 줄 적었다. 5줄 이상 쓰지 못했던 나도 매일 닥치고 조금씩 썼다. 그냥 썼다. 쓰다보니 조금 익숙해진 것 뿐이다. 여전히 잘 쓰는 줄 모른다. 글을 쓰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딱 한마디로 알려주고 싶다.      


“쓰자. 그냥 쓰자. 그냥 매일 닥치고 쓰자. 쓰다보면 길이 보인다. 장소는 가리지 말고 지금 당신이 앉아 있는 지금 그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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