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나이는 인생의 전환점이다

by 황상열

나도 우리나라 나이로 벌써 44살이다. 올해도 하반기가 시작되었으니 6개월만 지나면 40대도 딱 중반의 나이가 된다. 40살은 다른 말로 불혹이라고도 부른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의 뜻이다. 아직 신체나이는 마흔 살이지 정신적으로 여전히 철이 없는 나를 본다.


인생을 정확하게 80살을 산다고 치면 40살은 딱 반에 해당한다. 보통 80살까지 사는게 아니더라도 불혹이 가까워지면 내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지 한번쯤 고민하게 된다. 나도 그랬다. 마흔살 전에 어떻게든 성공하고 싶었다. 그 성공의 기준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임원이 되는 것이었다. 젊은 나이에 빨리 출세하여 마흔 이후의 인생은 좀 더 편하게 살고 싶은 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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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생각은 나의 착각이었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한다고 했지만, 경영진이 보기에는 그게 아니었다. 그냥 시키는 일만 잘하고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일개의 직원으로 평가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맞는 말이었다. 임원이 된다는 것은 즉 회사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나는 이미 계약된 프로젝트는 잘 수행했지만 새로운 일을 수주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어떻게든 회사의 이익을 가져다 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35살 겨울 잘못된 검토로 수주에 실패하게 되어 해고를 당했다. 그 이후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한참을 방황했다. 30대 후반 다시 한번 인생의 사춘기를 겪게된 셈이다.


오히려 30대 후반의 방황은 나에게 전환점이 되었다. 마흔을 앞두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시간이 되었다. 다시 살기 위해 책을 읽었고 글을 썼다. 그 결과 마흔을 앞둔 39살에 첫 책 <모멘텀>을 출간했다. 불혹이 시작되는 2017년부터 <미친 실패력> 출간과 함께 자기계발을 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내 인생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갔다.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으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도 37살의 나이에 남유럽에서 3년동안 돌아다녔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잘 나가지 못하는 가난한 작가의 신분이었다. 하루키도 마흔 살이라는 나이를 인생에서 하나의 터닝 포인트로 여겼다. 이를 위해 ‘인생의 정신적인 재구성’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돈이 없지만 남유럽으로 떠났다고 전해진다. 3년 뒤 일본으로 돌아와 썼던 소설이 바로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이다. 이 소설로 인해 세계적인 작가의 명성과 부를 거머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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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대면보다 비대면으로 하는 오픈채팅방에서 소통이 활발하다. 다양한 연령의 사람이 많지만 3040 세대들의 고민은 비슷하다. 보통 불혹의 나이를 기점으로 40대 이전을 인생의 전반기, 이후를 후반기라고 보통 생각한다. 전반기는 사회에 맞추어 놓은 기준대로 살아오면서 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는다. 정신적인 방황을 겪다가 마흔 이후의 삶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끓어오른다. 하루키가 이야기하는 ‘인생의 정신적인 재구성’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마흔이다.


지금 인생의 사춘기를 심하게 겪고 있는 30대가 있다면 인생을 잘 살고 싶다는 열정과 욕망이 가득차 있다는 증거로 보면 된다. 전반기를 잘 못살았다고 후회하더라도 남은 인생의 후반기를 잘 준비하면 된다. 그것을 시작할 수 있는 나이가 불혹이다. 인생은 마흔부터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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