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공짜로 얻으려고 하지 마세요

by 황상열

땅의 활용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땅의 현황과 규제사항을 보고 어떤 용도로 개발하거나 인허가 가능여부 등을 파악한다. 또 퇴근을 하면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매일 거기에 나온 내용을 적용했다. 그렇게 최소 5년 이상을 투자하고 나니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성과도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익힌 노하우와 경험을 조금씩이라도 나누어주고 싶어 2018년부터 오프라인에서 소규모 세미나를 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열었던 주제가 <독서법 및 서평쓰기>와 <토지왕초보지식> 이다. 당연히 알려진 사람이 아니다 보니 많은 사람이 오시지는 않았다. 모객이 어려웠지만 1명이 참석해도 무조건 진행했다.


세미나를 열기 위해서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우선 강의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날짜를 확인하고 장소를 섭외하여 예약도 마친다. 홍보글을 올리고 사람을 모은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순서대로 진행하다 보면 시간이 소요된다. 나의 소중한 시간이 투입된다. 그것을 환산하여 비용을 책정한다. 소정의 비용이라도 오는 사람들에게 받아야 그동안 내가 준비했던 시간을 보상받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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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부터 유행한 코로나19로 비대면 위주의 온라인 강의가 대세가 되었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비용을 받고 진행했던 양질의 유료강의나 강연들이 싸게 또는 무료로 많이 열린다. 또 유튜브 사이트가 생기면서 무료로 좋은 정보를 기회도 생겼다. 이런 강의를 무료로 열고 마음껏 정보를 퍼주는 강사에게 당연히 감사하다.

이와중에 자신의 특급 노하우는 무료강의와 차별화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책정하여 소개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 이런 강의를 보고 그냥 무료로 해주면 되지 않냐? 왜 그리 비싸게 받느냐?라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다.


가끔 땅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 초기에는 성심성의껏 무료로 컨설팅을 진행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로 그냥 땅 주소만 불러주고 엄청난 질문을 던진다. 일방적이다. 처음에는 그런 이메일에도 감사해서 자세하게 답장을 써서 보냈다. 이후 고맙다라고 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익힌 지식과 노하우를 좋은 마음을 내 시간을 빼서 알려주었는데, 사람들은 무료로 받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했다.


이후 컨설팅이나 강의도 최소의 비용을 책정하여 의뢰가 들어오면 알려주거나 홍보한다. 그러나 의뢰한 80%가 비용을 이야기하면 그 뒤로 답장이 없거나 이렇게 답장이 온다.


“뭐가 그리 비싸요?”, “그냥 공짜로 무료로 알려주면 되지. 비용을 왜 내야 하는 거에요?”


제발 거지근성을 가지고 남들이 오랜 시간동안 노력하고 공부한 그 지식과 경험을 무료로 공짜로 그냥 얻으려고 하지 말자. 자신도 모르니까 전문가를 찾아 물어보고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닌가? 최소한 그들이 지금까지 긴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하고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왜 아무런 댓가도 지불하지 않고 쉽게 얻으려고만 하는가? 나도 배울 것이 있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일정 비용을 내고 수업이나 강의를 듣는다.

물론 콘텐츠에 비해 무리하게 가격 책정을 하는 강의나 컨설팅도 분명 존재한다. 자신의 기준에서 그 비용이 부담될 수 있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최소한 무료강의가 아닌 자세하게 어떤 분야의 노하우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제발 공짜로 얻을 생각은 버려라. 그것을 준비한 강사의 수고와 노력을 생각해서라도 제대로 비용을 내고 배우고 당당하게 요구하고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얻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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