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이다. 집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퇴근길이다 보니 지하철도 버스도 사람이 많다. 유독 어제가 더 혼잡하게 느껴졌다. 구석에 자리잡았는데도 몸을 제대로 펼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좁은 공간에서 내 반대편에 서 있는 젊은 직장인이 스마트폰을 들고 큰 소리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자기야! 나 이제 밥 먹으러 가려고. 뭐? 일찍 못간다고 했잖아! 왜 큰소리야?”
“아 진짜! 언제 저녁 먹으러 간다고 이야기했어?”
“그래서 지금 전화해서 이야기하잖아. 갑자기 거래처 사장이 부르는데 어떡해!”
“그냥 거절하면 되잖아. 다음에 보자고!”
“일인데 어떻게 그러냐!”
스피커폰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닌데 흥분한 상대방의 목소리도 크게 들린다. 안 그래도 좁아서 예민한데 그 사람의 큰 목소리를 장시간 듣고 있자니 나도 짜증이 났다. 아니나 다를까 그 옆에 있던 아저씨가 젊은이에게 소리쳤다.
“이보세요. 지하철에 이리 사람이 많은데 통화는 조용히 좀 짧게 합시다.”
“자기야! 잠깐만. 아저씨가 뭔데 나 통화하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겁니까?”
“공공장소이잖아요. 그리고 사람도 많은데 나중에 내려서 통화하면 되잖아요?”
“자기야! 잠깐만 끊어봐. 아저씨 다음역에 내려요! 사람 열받게 하네!”
“이 버릇없는 놈아. 그래 다음역에 내리자.”
두 사람은 다음역에 내렸다. 내리자마자 멱살 잡고 주먹다툼이 시작되었다. 그 젊은이는 대체 무엇 때문에 화가 나서 아내와 전화로 다투고, 아저씨와 치고박고 싸우게 되었을까? 다시 문이 닫히고 지하철이 출발했다. 소란스런 지하철이 조용해졌다. 다들 어이없다는 식으로 한숨만 쉬고 다시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본다.
나도 이제 내려야 할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문이 열렸다. 먼저 내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어떤 아주머니가 큰 소리를 외치며 문 안으로 돌진했다. 지하철 예절이 보통 먼저 내리고 나중에 타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 내리지도 않았는데 먼저 그 아주머니가 타버린 것이다. 결국 내린 어떤 학생과 부딫혀서 넘어졌다.
넘어졌으면 괜찮냐고 먼저 물어보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아주머니는 내가 먼저 비키라 했는데 왜 안 비켰냐고 넘어진 학생에게 화를 낸다. 그 모습을 보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 한 마디 하려고 하는데 이미 문은 닫히고 지하철은 다시 출발했다. 넘어진 학생은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우는 듯 했다. 근처에 있던 나와 몇 몇 사람이 일으켜주었다. 같이 있던 한 아저씨는 뭐 저런 아주머니가 다 있냐며 혀를 찼다.
왜 이리 세상이 삭막하고 예의가 없는 사람들이 많아졌을까?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계속 그 질문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같이 사는 세상인데 제발 공공장소에서는 예의범절을 지켜주었으면 한다. 나부터 반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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