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는 언제 오시지? 늦게 오시나? 오실때가 지났는데.”
8살된 한 아이가 베란다 창밖을 보면서 한숨 쉬면서 혼잣말을 한다. 불빛 하나 없는 밤 풍경을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눈은 이미 충혈되고 졸음이 쏟아지는 덕분에 연신 계속 하품한다. 그래도 산타 할아버지를 실제로 봐야겠다는 일념 아래 참고 기다린다. 한 시간이 지났다. 아무래도 더 이상 졸음을 참을 수 없었다. 빨리 자라는 엄마의 말 한마디에 그 아이는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얼마나 잤을까? 눈을 뜨니 아직 새벽이다. 누군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산타 할아버지가 왔구나!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어린 마음에 참을 수 없어 문을 열었다. 아뿔사! 아빠가 레고 상자를 문 앞에 놓고 있었다.
그제서야 알았다. 산타 할아버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린 동심이 무참하게 파괴된 순간이다. 그 아이의 마음은 복잡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선물을 받았다는 기쁨이 더 컸나보다. 그렇게 크리스마스는 지나갔다.
35년이 지난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날이 되었다. 8살의 아이는 8살의 아들을 둔 아빠가 되었다. 그 아빠는 아이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언제 올거 같냐고 넌지시 물었다. 아이의 대답은 아래와 같았다.
“아빠! 산타 할아버지는 없어.”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다. 8살의 나는 순수했던 것일까? 산타 할아버지를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이제 8살된 나의 아들은 이미 그 현실을 알고 있었다.
“아빠, 이미 선물은 택배로 받았어.”
“산타 할아버지가 추워서 요새 온라인으로 배송했을 거야.”
“아빠.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12살된 첫째 딸에게 물었다. 산타의 존재가 없는지 언제 알았냐고. 시크하게 이미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알고 있었단다. 2연타다.
너무 현실적으로 대답하는 아이들이 조금 야속했다. 그래도 명색이 크리스마스인데 아이들이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재미라도 있어야 하는 건 아닌지.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 여전히 아이처럼 구는 내가 이상한지 모르겠다. 이 지구상에 어딘가에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선물을 나누어주는 산타 할아버지는 분명히 한 명은 있을 거라 믿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이브가 찾아왔다. 다음날 진짜 성탄절까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기원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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