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에 한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보게 되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방을 정리하다가 한 개의 만년필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세히 보니 아버지가 젊은 시절에 자주 사용하던 만년필인데 한 쪽에 방치되어 있었다. 글쓴이는 아버지의 유품이 거의 없어서 이 만년필이 유일할 것 같아 일단 챙겼다고 한다. 집으로 가져와서 보니 고장난 망가진 상태라 A/S센터에 보냈다.
A/S센터 직원이 오래된 만년필이라 이제 부품이 없어서 더 이상 수리가 불가하다고 전해왔다. 글쓴이는 아버지의 유품이라고 다시 이야기하자 직원은 그런 중요한 물건이니 어떻게든 고쳐보겠다고 했다. 며칠 후 만년필은 다시 새 것이 되어 글쓴이에게 전달되었다. 알고보니 센터직원이 발품을 팔아 예전 부품을 구해 수리한 것이다. 글쓴이는 감동받고 그 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글을 읽으면서 어떻게 보면 하찮은 만년필이지만 누군가에게 소중한 물건이 되는 것을 보고 뭉클했다. 나도 그런 물건이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금방 떠오르지 않아 하나씩 적어봤다. 과연 나에게도 사연이 있는 소중한 물건이 있는지. 적다보니 한 개가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나의 첫 책 <모멘텀>이다. 누군가에게 그냥 한 권의 책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어떤 물건보다도 소중한 물건이다.
2015년 초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5줄 이상 못썼던 내가 매일 쓰자 한글 A4 1w장은 채울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잘 쓰거나 못 쓰거나 일단 양을 채우는 수준이 된 것이다. 그 때 그 시절 나처럼 인생이 힘든 후배들을 도와주기 위한 책을 쓰고 싶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절실하게 찾은 꿈이 바로 작가였다. 어떻게든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었다.
그런데 책 원고를 쓰려고 하니 어려웠다. 글쓰기와는 다른 차원이었다. 강의를 듣고 책쓰기 책을 보면서 적용하고 연구했다. 어떻게든 하루에 한 꼭지는 완성하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한 두줄 쓰다가 지우길 반복했다. 머리를 아무리 쥐어짜도 어떻게 써야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매일 밤 써지지 않는 분노와 짜증이 폭발했다.
그러다 어떻게라도 첫 문장을 쓰기 시작하면 신기하게 그 다음 문장이 연결되어 겨우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매일 밤 3~4시간을 붙잡고 화를 내고 웃고 울기를 반복했다. 원고를 쓰면서 세상탓 남탓만 하는 내가 잘못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정말 울컥해서 쓴 원고를 붙잡고 엉엉 울었다. 그렇게 2~3개월의 수많은 고뇌와 눈물이 담긴 원고가 완성되었다. 이후 어렵사리 출간했다. <모멘텀> 저자 증정본을 받은 날도 눈이 퉁퉁 부었다. 그 책을 끌어안고 잤다. 그만큼 제목처럼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시작하게 한 사연이 있는 책이다.
모든 사물은 사연이 들어가면 특별해진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소중하고 특별한 물건이 있는가? 잊고 있었다면 오늘은 그 물건을 찾아 다시 나의 소중함을 채워주고 특별함을 입혀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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