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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시간에 매몰되지 말자

4000주 – 율리안 버크먼

by 황상열

2022년 새해가 시작된 것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도 다 지났다. 주중 낮에는 회사에서 9시부터 6~7시까지 일을 한다. 퇴근 후 집안일이나 육아를 돕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가끔 온라인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주말에도 아이들을 보면서 독서, 글쓰기 및 강의를 진행한다. 일주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살아간다. 더 이상 새로운 일을 벌릴 수 없을 정도이다. 더 생산적인 일에 집착하면서 시간이 없다고 소리치는 나를 본다.


비단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정된 시간 내 더 많은 것을 해내기 위해 바쁘게 살아간다. 1년 365일, 1달 30일,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된다. 그 안에서 점점 성과를 만들어내면 많은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칭송한다. 어떻게 하면 시간관리를 잘 할까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에 따른 시간관리에 대한 많은 강의와 책이 쏟아졌다.


요새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이 3P바인더나 프랭클린 다이어리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미리 해야 할 일을 적는다. 우선순위를 정한다. 하나씩 처리하고 지워나간다. 항목이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을 보면서 잘하고 있다고 여긴다. 다시 피드백하면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더 시간을 잘 쓸 수 있는지 고민하고 토론한다.

이 책의 저자 율리안 버크만은 생산성과 효율성의 덫에 빠져 시간에 집착하고 매몰되어 있는 현대인들을 꼬집는다. 그는 인간의 수명은 정해져 있고, 80살까지 산다고 가정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4,000주라고 정의하고 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4,000주를 사는 것 뿐이다. 그 안에서 회사 업무를 빨리 처리한다고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은 업무가 몰려온다. 다시 또 처리하면 새로운 일이 다시 그 자리를 채운다. 결국 지쳐서 소진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효율성을 내려놓아야 나의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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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은 내가 더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집념에 의해 악순환된다. 생산성이 삶에서 진정 의미 있는 것들을 우선순위 저 멀리 밀어내는 좋은 핑계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 구절을 보고 나도 더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늘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 글 한 개와 책 한 페이지는 읽어야 한다고 약속했다. 그것이 우선순위가 되다보니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은 뒷전이었다. 사실 그런 것이 더 생산적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했다. 어찌보면 나도 시간을 잘못 사용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던 ‘생산성 중독자’였다. 몸 만들기. 최신 패션 동향 분석, 암벽타기, 시 암송 등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있듯이, 생산성 중독자들은 할 일을 빼곡히 적은 후, 사인펜으로 하나씩 항목을 지울 때마다 쾌감을 느낀다. 무한히 공허해진다는 것만 빼면 다른 중독자들과 비슷하다..”


여전히 다이어리에 뭔가 적고 있는 나를 발견하다. 나도 이 구절을 보니 생산성 중독자였다. 회사업무,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매일 빼곡하게 적는다. 그것을 하나씩 수행하고 지워나가는 것이 즐거웠다. 그러다가 오늘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면 짜증을 내거나 마음이 불편했다. 또 어떤 날은 공허함이 몰려왔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뭔가 한방 얻어 맞은 느낌이다. 지금까지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더 많은 생산적인 일에 쓰는 것이 정상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 책은 그것이 오히려 한정된 인생을 더 불행하게 만들고,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린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시간관리에 대한 정답은 없다. 요새 너무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온 나에게 시간을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좋고 가치가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 이 책이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열쇠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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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된 책을 읽고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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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글쓰기> 책 한번 읽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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