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Mar 06. 2022

위로와 조언 사이에서

오랜만에 쉬면서 유투브에 접속했다. 유튜브 같은 경우는 자주 보는 분야의 영상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자기계발 강의를 자주 보다 보니 그런 종류의 영상이 오늘도 눈에 많이 띄었다. 그 중 개그맨 김제동이 어느 대학 학생들에게 동기부여 강연 영상을 클릭했다. 그는 예전에 센스 있는 진행으로 인기가 많았지만 요새 정치적인 색깔이 너무 짙어 호불호가 갈리는 연예인이 되었다.       


그 영상에서 한 학생이 취업이 잘 되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질문했다. 주위에서 자꾸 언제 취업하냐고 물어보니 압박감이 심하다고 한다. 김제동은 그 질문의 답에 이렇게 대답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쓸모없는 사람입니까? 그러면 어른이나 사회가 취직이 잘 되는 사회를 만들던가?”      


그의 대답을 듣고 많은 학생들이 열광한다. 그런데 나는 그의 대답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른이나 사회가 취직이 잘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게 더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취업이 안되는데 아무것도 하지 말라니 이런 무책임한 발언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냥 어쭙잖은 위로로 대충 넘기려는 하는 듯 했다. 물론 아직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 고민할 수 있다. 이런 질문에는 ‘우선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아보고, 그 후 진로 결정을 하고 취업을 준비하면 된다.’ 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것이 좋다. 김제동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취업 준비도 안 해본 사람이 조언을 한다는 것이 참 어이가 없었다.      


인생의 문제가 생겨서 고민이 되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제대로 조언을 하거나 도와주려면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은 필요하다. 그냥 책에서 배운 지식을 가지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 하나로 그 사람들에게 가르치면 안된다. 시간이 지나가면 모든 게 잘 될거라는 위로도 한 두 번이면 족하다. 위에서 정말 취업이 절박한 사람이 물어봤어도 지금 잘하고 있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는 대답이 정말 위로가 되었을까?      

나도 인생에 힘든 사람들을 위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적어도 내가 직접 겪은 경험이나 관찰했던 사건 등을 통해서 위로나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김제동의 영상을 보면서 나도 어떤 사람에게 어쭙잖은 위로나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각자 처한 상황도 다르고 인생의 힘든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는데 그냥 책에서 나온 지식을 내가 몇 번 적용한 경험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건 아니었는지. 위로와 조언 사이에서 생각이 많아진다.      


인생은 정답이 없고, 각자에게 맞는 해답만 있을 뿐이다. 앞으로는 좀 더 내가 직접 해본 경험을 위주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어설픈 조언 보다는 그냥 공감하고 들어주면서 가볍게 위로의 말 한마디를 던져야겠다.      

#위로 #조언 #위로와조언사이에서 #위로 #조언 #책 #글쓰기 #인생 #글 #라이팅 #인문학 #마흔의인문학 #자기계발 #황상열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